2020년 대졸자 취업률 역대 최저... 단기근로 등으로 생활하는 취준생들
▲신새아 앵커= 안녕하십니까. ‘LAW 포커스’ 신새아입니다. 2021년의 정말 마지막 날이 왔습니다. 올해 연말도 코로나를 벗어나지 못한 채 새해를 맞이하게 됐는데요.
코로나 2년, 격변의 격변을 겪은 2021년도를 정리하며 이번 주 LAW 포커스에선 이른바 ‘취업 한파’를 견뎌야만 했던 취준생들의 이야기를 김해인 기자와 다뤄보려고 합니다.
김 기자, 말 그대로 최악의 취업난을 겪는 취업준비생들을 직접 만나고 왔다고요.
▲김해인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해 역시 코로나19로 구직시장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이는 통계로도 증명이 됐는데요. 일단 그래프를 보시겠습니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지난해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졸업자 취업률은 65.1%로, 지난 2019년 67.1%보다 2%p 하락했습니다.
이는 2011년부터 시작한 대졸 취업률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인 건데요. 이전까지는 2017년 66.2%가 가장 낮은 수치였습니다.
코로나19가 캠퍼스의 낭만은 물론이고 취업의 꿈마저 앗아간 건데요. 올해 2월 졸업생의 경우에도 구직난은 여전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중에서도 특히 가족의 품을 떠나 타지에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청년들은 월세를 비롯해서 공과금, 생활비 등이 추가적으로 들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이 더 심할 것 같은데요.
▲김해인 기자= 물론입니다. 제가 만난 4명의 취준생들은 모두 비정규직 또는 단기근로를 하며 생활비를 근근이 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계속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청년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이상준(가명) / 프리랜서]
“안녕하세요. 저는 27년 동안 살았던 경기도 용인을 떠나서 지금 대구에서 지내고 있는 프리랜서이자 취업 준비생입니다.”
[장웅식 / 배우지망생]
“저는 배우를 준비하고 있는 27세 장웅식이라고 합니다.”
[김민지(가명) / 취업준비생]
“저는 지금 현재 미디어 유튜브 콘텐츠 관련한 일을 하고 있고요 지금 희망하는 분야는 미디어 업계나 미디어 마케팅 이쪽으로 취준을 하고 있습니다.
[손서란 / 취업준비생]
“올 2월에 학부를 졸업하고 지금은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자 다른 사연을 갖고 있지만, 모두 공통된 꿈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바로 ‘안정적인 직장’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을 줄이면서, 청년들의 일자리 구하기는 바늘구멍을 뚫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돼버렸습니다.
[이상준(가명) / 프리랜서]
“(코로나19) 영향은 분명히 있는 것 같거든요.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하게 퍼지니까 (공개 채용이) 취소되는 사례도 있었고 분위기가 뭔가 짐작컨대 그냥 기회 자체가 안 열리는 느낌이었어요. 채용 공고도 좀 안 뜨고...”
배우의 길을 걷고 있지만 생계를 위해 대형마트 재고조사 알바부터 택배 일까지 안 해본 게 없다는 장웅식씨 역시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장웅식 / 배우지망생]
“일단은 제가 예전에도 한번 어떠한 연극에 참여를 하기로 했었는데 코로나가 심하게 퍼지고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연극 자체가 취소되는 일도 있었고요 그리고 원래는 극단이나 이런 데 들어가서 좀 일을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에 아무래도 연극계가 좀 직격타를 맞았다보니까...”
취직은 했지만 소위 ‘반쪽자리 정규직’이라 불리는 계약직에 취직해 다음 직장을 준비해야만 하는 김민지(가명)씨.
취업 준비에만 온전히 매진하지 못한 채 계약직을 전전하고 있다는 김씨는 심신은 지칠 대로 지쳤고 경제적으로도 곤란한 상태라고 토로했습니다.
[김민지(가명) / 취업준비생]
“일단은 9시부터 6시까지 일을 하고요 6시에 돌아와서 간단하게 밥이랑 먹으면 (오후) 8시가 됩니다. 8시부터 짧게는 10시, 길게는 12시까지 뭐 스터디 같은 것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이미 지쳐있는데 지친 상황에서 취업 준비는 다시 시작을 해야 되고, 이 굴레가 언제 끝날지...”
오후 7시가 지난 늦은 저녁. 제 뒤로 보이는 대학 도서관은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밝히는 불빛으로 환하게 빛납니다.
올 2월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손서란씨는 취준생이 된 지 갓 1년차이지만, 무수히 많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손서란 / 취업준비생]
“제가 정확하게 세워보지는 않았는데 이번 하반기에만 한 30~40번 정도는 지원을 한 것 같아요. (불합격 통보도) 거의 안 오더라고요. 거기에 더해져서 코로나 같은 환경적인 문제에다가 저 같은 완전 신입, 경력도 없는 신입이 지원하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 계속 더해지다 보니 정말 작은 기회를 얻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갈수록 높아지는 경쟁률 탓에 취준생들 사이 과열된 ‘스펙 쌓기’와 일명 ‘중고 신입’들 사이에서 대학을 막 졸업한 취준생들은 설 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라는 푸념도 나옵니다.
[손서란 / 취업준비생]
“같은 회사 같은 직군에 다른 친구가 지원을 한 얘기를 들었어요. 근데 그 친구는 모 회사에서 2년 살짝 안 되게 근무를 하다가 지원을 하는 그런 경우더라고요 그러면 그 친구는 제가 생각했을 때 경력(직)이잖아요. 나는 도대체 어디에서 경험을 쌓아서 와야 하지...”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4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5.4%로, 2015년 2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돈 벌이는 여의치 않자 2030 세대들 사이에선 “경제고통지수가 역대 최악”이라는 말도 나오는 상황.
고질적인 취업난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더욱 가중돼 취준생들은 그야말로 거센 ‘취업 한파’를 맞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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