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제공
/유족 측 제공

[법률방송뉴스] 재작년 서해상에서 북한군 피격으로 숨진 공무원 이모 씨의 아들이 오늘(18일) 오전 11시 청와대를 찾아가 문재인 대통령이 써줬던 편지를 돌려줍니다.

이날 문 대통령 편지는 숨진 공무원의 배우자였던 권모 씨가 아들 대신 반환할 예정입니다.

이씨 아들은 어머니 권씨를 통해 "정부에서 사망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버지인지 확인도 못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도 알지 못한 상태로 1년 4개월이 됐다"며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지만, 대통령께서 편지로 하셨던 그 약속을 믿고 기다렸다"고 소회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버지를 월북자로 만드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 우리 가족은 대통령님의 '직접 챙기겠다, 항상 함께하겠다' 하셨던 약속만이 유일한 희망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님의 편지는 그 당시 비판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면피용에 불과했고, 주적인 북한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거짓말일 뿐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씨 아들은 "제 아버지 죽음에 대한 것들이 왜 국가기밀이며, 대통령 기록물로 저장돼야 하는지, 감추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제 의구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제 대통령께 기대하는 것이 없다. 그래서 무책임하고 비겁했던 그 약속의 편지도 더는 제게 필요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또 "저는 지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리더라도 제 싸움의 상대가 설령 대통령님일지라도 진실은 밝혀지고 정의는 살아있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드릴 것"이라며 "그 가운데 거짓을 말한 사람이 있다면 분명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란 삶의 진리를 믿고 꿋꿋이 걸어가겠다"고 피력했습니다.

앞서 지난 2020년 9월 이씨 아들은 문 대통령에게 "아빠가 잔인하게 죽음을 당할 때 이 나라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내용의 편지를 썼습니다.

문 대통령은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며 "진실을 밝혀내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답신했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유족 측의 정보공개 요청을 거부하고 법원에 항소까지 한 실정.

사고 후 1년 4개월 시간 동안 이씨의 아내는 홀로 두 아이를 양육했고,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은 지난해 수능시험을 치렀습니다.

하지만 월북자 가족이란 낙인에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포기했고, 어린 딸은 아직 아버지의 죽음도 모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나아가 이씨의 형 이래진 씨는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과 박경미 대변인 등 관계자가 아무도 연락을 받지 않는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씨 아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까지 "아빠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 달라"고 호소해야만 했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도 북한에 책임을 묻고 유족에게 정보를 제공하라고 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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