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연구부장 "개인 성향 발휘할 업무 환경인지 회사의 고민 선행돼야"

[법률방송뉴스]

▲신새아 앵커= 안녕하십니까. 'LAW 포커스' 신새아입니다. 

오늘은 MZ세대들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에 대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관련 내용 취재한 김해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오늘 어떤 내용 가져오셨나요.

▲김해인 기자= MBTI가 요즘 ‘핫(HOT)’합니다. 

그런데 최근 일부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이 MBTI를 활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재미로 보는 걸 넘어서 과몰입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어떤 회사에선 ‘적성검사‘라는 걸 진행하지 않습니까.  이 때 ‘성격의 장단점을 말하라’는 문항이 있기도 한데, MBTI를 활용하는 게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건가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지원자의 성격을 묻는 경우는 예전부터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INFP는 지원불가입니다’라는 등 특정 유형을 제한하기도 해서 논란이 되는 건데요. 

영상으로 먼저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윤석열(AI) /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윤석열 후보의 MBTI는 ENFJ입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섬세하고 내성적이고 이래서 사회활동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유형이라고 했던 기억이...”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제20대 대통령 선거. 

대선 후보들은 방송 토론회와 유튜브 등을 통해 자신들의 MBTI를 밝혔습니다.

MBTI는 총 16개 유형으로 나누어 사람의 성격을 진단하는 일종의 심리 검사인데,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재형 연구부장 / 한국MBTI연구소]
“우리, 나와 관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어떤 성향의 사람들인지를 알려주는 이 검사 도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소셜미디어에 조금 더 빈번하게 등장하고 파도를 탄 거죠. 거기에는 말씀드렸던 10~30대 세대들이 워낙 자기에 대한 궁금증이 많고, 나를 좀 드러내고 싶은 욕구 이런 것들이 좀 맞닿아 있는...”

그런데 이 MBTI가 최근 구직시장에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MBTI를 묻고 특정 성향의 지원자만 고용하겠다는 기업들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SH수협은행은 ‘MBTI 유형을 소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본인과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직무분야를 작성할 것’을 요구합니다. 

유명 식품업체 아워홈 역시 자기소개서에 ‘MBTI를 소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장단점을 소개하라’는 항목을 넣었습니다.

단순 아르바이트 구직 공고 뿐 아니라 규모가 꽤 있는 기업들에서도 MBTI 결과를 요구해 논란은 커지는 상황. 

2030 취준생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체적입니다. 

[박찬수 / 일산 서구]
“기업에서 MBTI를 사용해서 채용하는 건 좀 뭔가 이상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긴 듭니다. 직접 본 사람도 아니고 그냥 MBTI 결과로만 하는 건...”

[양지원 / 서울 송파구]
“그런데 같은 MBTI여도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 다 성격이 다르고 행동이 다른데 그런 건 좀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사측은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문항일 뿐, 채용이나 직무배치에 반영하지 않는다”며 논란을 일축합니다. 

[아워홈 관계자(음성변조)]
“MBTI가 평가의 지표가 되지는 않습니다. 자기소개를 할 때 본인의 강점을 좀 더 잘 부각할 수 있도록 요새 트렌드에 맞춰서 그런 취지로...”

하지만 ‘MBTI가 E로 시작하는 분을 우대한다’, ‘특정 유형은 지원 불가’라는 등 공개적으로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구인공고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MBTI의 기본 목적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회사가 개인의 성향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김재형 연구부장 / 한국MBTI연구소]
“MBTI의 기본적인 목적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거거든요. 그 다양성은 ‘다름’이라고 하는 걸 인정하자고 하는 건데, 지금 거기서부터 근본 목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그러면 회사들은) 업무 환경, 업무 상황에서 그렇게 좀 개방되고 자기다움을 드러내는 환경인지부터 저는 좀 고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즉 MBTI는 개인 성향을 보여줄 하나의 지표일 뿐 직무능력을 가늠할 채용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겁니다. 

[김재형 연구부장 / 한국MBTI연구소]
“그러니까 이거는 병리를 알아보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내가 이렇게 될 거다’라는 걸 예측하는 도구도 아니고, 나는 무엇을 가장 편안해하고 좋아하는지 이걸 알아보는 도구로...”

고질적인 취업난과 코로나19 장기화로 그야말로 ‘취업절벽’에 내몰린 취업준비생들. 

가뜩이나 취업도 어려운데 MBTI가 또 다른 관문으로 급부상하며 ‘이젠 성격도 스펙이냐’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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