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X 때문에 망했어”... 가까스로 피한 ‘은행 사칭’ 보이스피싱 사연
“딸X 때문에 망했어”... 가까스로 피한 ‘은행 사칭’ 보이스피싱 사연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2.04.0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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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 DB

[법률방송뉴스] 지난주 법률방송 ‘LAW 포커스'에서는 나날이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사기 행각에 대해 심층 취재했습니다. 보도 이후 또 다른 피해자 A씨는 법률방송 취재진에게 지난 2월 어머니가 간발의 차로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할 뻔했다고 제보했습니다. 

A씨는 “어머니는 제2금융권에 채무가 있고, 그걸 성실하게 갚아나가고 계시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에게 신한은행 본점 대리라는 사람이 전화가 왔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은 "정부에서 코로나 극복 차원으로 우수 고객들에게 저금리 대출 서비스를 지원해 주고 있다"며 OK저축은행의 빚을 신한은행 대출로 전환하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아무래도 제1금융권이니 이자도 더 쌌고, 지원금까지 있다고 하니 엄마는 혹하셨던 것 같다”는 게 A씨의 말입니다.

■ “메신저로 어플 설치 유도... 은행 앱과 유사”

실제로 과거 1금융권에서 대출받았던 금액을 모두 갚았던 A씨 어머니 B씨는 ‘성실하게 완납한 내역이 있어 우수고객으로 선정됐다’는 말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사기범은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대출 전환 신청 방법을 알려주며 특정 프로그램(어플)을 설치하도록 링크를 전송했고, B씨는 그 과정이 복잡해 A씨에게 설치를 부탁했습니다.

A씨는 “그 분의 프로필 사진이나 상태매세지 등이 평범한 아기 엄마이기에 엄마 직장 동료라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닉네임이 ‘OO맘’이었고 프로필 사진도 아들 둘과 어머니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앱의 모양이나 기본 틀이 해당 은행의 어플과 아주 유사했기에 의심 없이 진행했다”며 “다음날 신한은행 대리(사칭)는 엄마에게 전화해 오늘까지 대출하는 것이 이자율이 가장 싸다고 말했고 엄마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무조건 현금으로 대출 갚아라”... ‘전환 대출’ 빙자한 보이스피싱 수법

사기범이 설명한 전환 대출 방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최대 한도로 대출을 진행했기 때문에 지인에게 돈을 빌리는 등의 방식으로 OK저축은행 대출금을 갚은 뒤, 신한은행에서 저금리 대출을 신청해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으라는 안내였습니다.

사기범은 B씨에게 “돈을 현금으로 갚아야만 한다”며 “오후 4시까지 대출을 신청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수상함을 느낀 A씨가 신한은행 보이스피싱 상담센터에 전화했는데, “보이스피싱이 확실하다”는 게 은행 측 말이었습니다.

사기범은 “못 믿겠으면 은행 본점으로 전화해서 본인 이름을 대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B씨 휴대폰에 설치된 보이스피싱 앱은 모든 은행으로 거는 전화가 보이스피싱 조직 측에 걸려오도록 했습니다.

사기범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적인 어조로 따졌고, A씨가 “보이스피싱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하자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B씨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설득을 하던 사기범은 전화를 끊기 전 “딸X 때문에 망했어”라고 했다고 A씨는 설명했습니다.

■ “금융법 위반, 5000만원 내라”... 또 다시 걸려온 보이스피싱 전화

같은 날 저축은행 지점장을 사칭한 또 다른 사기범이 B씨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오늘 대출 전환과 관련해서 금융법을 위반했고 위약금 5000만원을 물어내야한다”는 말에 놀란 B씨는 거듭 사과하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사기범은 “저축은행 정자지점 앞으로 와라. 현금 2000만원에 위약금을 해결해 주겠다”고 B씨를 속였는데, ‘말이 안 된다’고 여긴 A씨가 해당 저축은행 보이스피싱 센터에 전화했습니다. 상황을 설명하자 은행 측은 보이스피싱 수법이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B씨는 이미 농협은행 영업점 창구에 돈을 인출하러 간 상황이었습니다. 다행이 은행 직원은 B씨의 불안한 태도와 인출 사유 등을 이상하게 여겼고, 보이스피싱 사기임을 알아챘습니다. 

A씨는 은행 직원이 B씨의 모든 계좌 입출금 정지 처리를 했고, 휴대폰 대리점에서도 B씨의 모든 정보를 초기화하며 사건은 마무리됐다고 전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크게 상심하셨고 본인이 어리석어서 그렇게 당했다고 생각해 많이 힘들어하셨다”며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도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는다”는 게 A씨의 전언입니다.

■ 보이스피싱, 모르고 가담했더라도 처벌 받을 수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12월까지 검거된 보이스피싱 피의자는 2만2045명인 가운데,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할 경우 이를 몰랐다 하더라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처벌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 설명입니다.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거나 또는 서류를 건넸을 경우 공문서·사문서 위조 및 행사죄에 해당될 수 있고, 수거책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가담했을 경우 사기죄, 사기방조죄, 범죄단체조직죄 등에 해당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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