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정을 운영할 일부 국무위원 후보자를 둘러싸고 비위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막 올린 인사청문 정국은 격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호영, 자녀 의대편입 해명... 논란은 여전

먼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어제(17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자신이 경북대병원 고위직에 있을 당시 자녀 의대 편입 의혹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지원자 평가는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면접평가로 이뤄진다"며 "두 자녀 모두 주관성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면접평가 점수가 자동 산출되는 서류평가 점수보다 낮은 만큼 특혜로 볼 여지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아들 병역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정 후보자 아들은 지난 2010년 병역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은 뒤 2015년 척추협착증 진단을 받고, 4급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선 재검을 받기 직전 부친이 진료처장으로 있던 경북대병원에서 병무진단서를 발급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병원을 찾기 전 1년 10개월 동안 진료를 받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됐습니다.

정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4급 판정은) 경북대병원의 MRI검사 2차례와 병무청의 CT검사를 거치며 서로 다른 세 명의 의사가 진단한 것"이라며 "4급 판정 과정에서 어떤 특혜도 없었고, 엄격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자녀 편입학과 관련해선 교육부 조사를, 아들 병역 판정에 대해선 국회 지정 의료기관에서 검사 및 진단을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교육부는 "공식적으로 조사 요청이 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 후보자의 회견에도 논란은 가시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정 후보자가 편입 전형 과정에서 청탁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지만, 결국 심사위원은 경북대 의대 교수로 구성됩니다.

병원 고위급이던 정 후보자가 이들에게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정 후보자 아들이 2016년 의대 편입 일반전형에 탈락한 뒤 이듬해 특별전형에 사실상 똑같은 지원서류를 내고도 합격했다는 의혹도 말끔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비의대 출신 의사 지망생이라면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병행 지원을 위해 대부분 응시하는 의학적성시험(MEET·미트)을 정 후보자 아들은 보지 않은 것 아니냐 의심도 있습니다.

지적이 사실이라면 의전원에 비해 선발 인원이 적은 의대 편입에만 의존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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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대학총장 시절 롯데계열사 억대연봉 논란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시절 롯데 계열사 사외이사를 겸직하며 억대 급여를 받은 게 도마에 올랐습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2918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롯데첨단소재, 현 롯데케미칼에서 사외이사를 지내며 총 1억1566만원을 받았습니다.

교육공무원법은 대학 교수가 기업 사외이사를 맡기 위해선 해당 대학 총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합니다.

김 후보자는 당시 본인이 총장이었기 때문에 본인에게 허가를 주는 '셀프 허가'를 거쳤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됩니다.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에서 퇴임한 직후인 올해 3월부터는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 사외이사로 선출된 바 있습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가 총장으로서 학교 운영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사외이사 겸직 허가 과정, 총장 업무와 사외이사 업무의 이해충돌 여부도 규명해야 한다"고 부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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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승부처 '한동훈 청문회'... 민주당, 보이콧 검토까지

최대 격전지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입니다.

한 후보자는 자신이 임대한 아파트의 보증금은 대폭 올려받고, 임차로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대금은 5%만 더 내 '내로남불' 위선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한 후보자는 올해 본인과 배우자 명의 서울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세 보증금으로 임차인으로부터 17억5000만원을 받았다고 신고했습니다.

지난해 해당 아파트 보증금은 12억2000만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1년 만에 전세금을 5억3000만원, 43% 올려 받은 겁니다.

이를 두고 현행 임대차 3법이 규정하는 '전세금 5% 인상 제한'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한 후보자는 "임차인의 의사에 따라 새로 계약을 체결했고, 시세에 따라 전세금을 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신규 계약인 만큼 '5% 제한'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입니다.

한 후보자는 현재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보증금 16억8000만원을 주고 전세로 거주 중입니다.

아울러 한 후보자가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채널A' 사건과 아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인 '고발사주' 의혹 사건도 쟁점으로 거론될 공산이 큽니다.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 후보자의 아이폰 잠금 해제 등 수사 비협조에 관한 지적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사건은 한 후보자가 채널A 기자를 통해 취재원에게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에 대한 의혹을 폭로할 것을 종용했다는 게 혐의 골자입니다.

민주당은 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검찰이 수사를 의도적으로 덮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또 한 후보자의 배우자가 변호사로서 대형 로펌에 소속되어있는 점과 관련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점, 그리고 가족을 둘러싼 쟁점도 청문회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이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음에도 행사를 보이콧(거부)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입니다.

민형배 민주당 인사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 단장은 지난 15일 한 후보자가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을 '야반도주'에 빗댄 점을 거론하면서 "인사청문을 앞둔 후보자 중에 그렇게 오만방자한 경우는 처음 봤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민 단장은 그러면서 "(한 후보자를) 후보자로 국회에 추천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청문회 보이콧이라니 삶은 소머리가 웃겠다"며 "민주당의 두려움이 느껴진다"고 비꼬았습니다.

이 대표는 민 단장의 '청문회 거부 검토' 발언과 관련해 "지금까지 집단 린치(폭행)를 가하던 대상을 마주하면 부끄러운 본인들의 과거 행태가 백일하에 드러날 테니 회피하려고 한다"며 "집단 린치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마음대로 안 될 것"이라고 응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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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부인 그림도 논란... 이창양은 부당경력 의혹

이같은 논란 외에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부인인 화가 최아영 씨가 효성그룹과 부영주택에 자신이 그린 그림 4점을 총 3900만원에 판매해 이해충돌 논란을 샀습니다.

최씨는 2012년 10월 개인전에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부인 송모 씨에게 '파도들의 속삭임'을 1600만원에 팔았습니다.

부영주택도 같은 해 최씨의 개인전에서 그림 3점을 2300만원에 샀습니다.

또 한 후보자의 자택을 고액 월세를 주고 임차한 미국 모빌사가 1996년 석유개발공사가 주관한 해외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한 것이 알려진 것도 이해충돌 의혹을 재점화시켰습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에게 고액의 임대 이익을 제공한 모빌사가 천연가스 사업에 참여한 건 심각한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공무원 해외훈련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게 경력을 쌓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산업부 공무원 재직기간 12년 가운데 3년을 미국에서 유학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행정고시 합격 이후 1993년 7월 '국외훈련 파견자'로 선발돼 미국 유학길에 올랐랐는데,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자는 정부로부터 등록금과 체재비 등을 지원받았습니다.

1995년 10월 귀국한 이 후보자는 1998년 8월 유학 휴직을 통해 다시 미국으로 떠납니다.

당시엔 자비로 1년 만에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박사 학위를 땄고, 1999년 7월 한국으로 돌아와 다섯 달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공직자로서 받은 혜택을 개인의 입신양명에 이용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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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 14명 평균재산 42억원... 절반 이상 강남 3구 거주

18개 부처 국무위원 후보자 중 현재까지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한 건 14명입니다.

이들 14명의 재산 평균은 약 41억90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4명의 장관 후보자 중 신고 재산이 가장 많은 후보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160억8290만원을 올렸습니다.

후보자 중 재산이 가장 적은 사람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총 11억3000만원입니다.

이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9억2000만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후보자 14명 중 8명은 이른바 강남 3구에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병역은 해당 사항이 없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12명 중 4명이 면제 처분을 받았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폐결핵, 국토부 원 후보자는 족지 이상, 과기부 이 후보자는 근시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해수부 조 후보자는 질병(만성간염)으로 신체등급 5등급 판정을 받아 현역 면제였습니다.

이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달 말부터 내달 초 사이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여야의 합의에 따라 날짜를 정해 열립니다.

윤 당선인은 다음주 초까지 18개 전 부처에 대한 청문요청안 제출을 마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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