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생계비·주거 모두 점입가경... 정부 '골머리' 서민 '진땀'
일부 품목 긴급 면세 적용... '유통과정' 난잡해 효과 미지수

[법률방송뉴스]

▲앵커= 요즘 집 밖으로 나가기가 무섭다는 분들 많습니다.

'코로나'보다 무서운 게 '물가'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집값은 물론 유류비와 생계 물가까지 치솟고 있어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긴급대책을 발표했는데, 벌써부터 효과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석대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윤석열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 / 지난달 11일
"제일 문제가 물가고, 다 함께 여기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야말로 정말 (일하느라) 구두 밑창이 닳아야 합니다."

코로나19 손실보상 추경을 집행한 정부, 곧바로 물가 정책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기재부는 긴급 대책 발표로 밥상 물가를 정조준했고, 한국은행도 더욱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라면 한 묶음도 카트에 담기가 망설여집니다.

외식 메뉴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서민 물가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재섭 / 경기도 성남시]
"너무 겁이 나요. 너무 무서워요, 하루하루 장 보게는 게... 조금만 더 오르면 정말로 (가게) 문 닫게 생겼는데..."

계란값은 진작에 올랐고, 밀값은 올해만 50%, 식용윳값도 40% 올랐습니다.

과잣값도 덩달아 뛰었고, 하반기에는 탄산값도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삼겹살은 1만원대로 포장된 상품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돼지고기 1kg당 소비자 가격은 3만원선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4인 가족이 삼겹살 파티를 하려면 얼마가 필요할까요.

5만원으로 장을 보는 게 가능한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모듬쌈 2980원, 통마늘 2035원, 버섯 3080원, 쌈장 2790원, 바베큐 소금 6240원, 저용량 참기름 7040원, 1.5L 음료 2580원.

남은 돈 2만3255원으로 삼겹살을 사러 갔습니다.

[마트 관계자]
"네 명이 드시면 한 1.2~3kg. (그럼 가격이 얼마정도 들까요.) 1kg에 3만5000원정도 하니까 4만원 가까이 되지 않을까..."

4인 가족은 어림도 없고, 2인 커플이나 먹을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오정근 교수 / 건국대 경제학]
"서민 생활에 직격탄이 되는 그런 물건이 (가격이) 많이 올라가기 때문에...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하는 분도 많기 때문에 크게 서민 생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물가가 오를 거라는 심리 '기대인플레이션'은 거의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는데, 월급이나 물건값을 미리 올려 받자는 심리가 생기면 실제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올해 중소기업 임직원 연봉 인상률은 평균 5.6%.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을 4.5%로 전망했고, 국회예산정책처도 4.0%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는 걸 감안하면 체감 물가는 서민들에게 더욱 박탈감을 안길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 생계비, 주거 3대 분야의 고공행진에 정부는 일단 수입원가 절감, 식료품비 인하, 식재료비 경감 등으로 밥상 물가부터 잡겠단 입장입니다.

값이 많이 뛴 품목에 대해 집중적인 세금 인하와 면제를 강조했지만, 자유무역협정 'FTA'로 이미 무관세로 들여오는 게 많아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거란 관측이 벌써부터 지배적입니다.

수입원가를 낮추더라도 난잡한 유통단계를 거치면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긴 어렵단 의견도 있습니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물가는 9월 이후에나 0.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5%를 위협하는 물가 상승률이 주로 외부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어, 현 추세를 잡지 못하면 저성장·고물가 현상이 동시에 나오는 '스태크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경제 당국 노력만으론 물가 억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정부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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