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신새아 앵커= 안녕하십니까. LAW 포커스 신새아입니다.

먼저 이번 주 첫 번째 소식은 지난 9일 오전 발생한 대구 변호사 사무실 빌딩 화재 사건 소식부터 전해드립니다.

초록색 점퍼에 청바지를 입은 남성이 하얀색의 무언가를 들고 계단을 급히 오릅니다.

그리고 이 남성은 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연기가 건물을 가득 메우며 솟구칩니다.

어제(9일) 오전 10시 55분경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법원 뒤 7층짜리 빌딩 2층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 CCTV 장면입니다.

이 불로 건물 안에 있던 남자 5명, 여자 2명 등 총 7명이 숨졌고, 46명은 다쳤습니다.

"건물 2층에서 검은 연기가 보이고 폭발음도 들렸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소방차 60여대와 소방인력 160여명이 동원됐습니다.

불은 20여분만인 오전 11시 17분쯤 잡혔고, 입주자들은 구조됐습니다.

"건물이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다"는 게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생존자들의 말입니다.

박석진 대구 수성소방서장은 1차 인명 수색을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2층 구석에 있던 203호실에서 사망자 7명이 모두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이 빌딩은 법원 뒤쪽에 위치해 변호사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곳입니다.

방화범은 왜 이 특정 사무실을 지정해 불을 낸 걸까.

이유는 '복수심' 때문이었습니다.

용의자로 지목됐던 A씨는 재개발 사업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해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투자금 명목의 돈을 돌려받기 위해 지난 2019년 시행사 대표 B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재개발 사업에 A씨가 투자한 금액은 약 6억8500만원이었는데, A씨는 1·2심 선고에서 시행사를 상대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그러나 시행사 측은 A씨에게 돈을 주지 않았고, 이에 화가 난 A씨는 지난해 4월 이 시행사를 운영하는 대표 B씨를 상대로 또 민사소송을 걸었습니다.

B씨가 시행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B씨가 A씨에게 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게 A씨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제시한 소송에서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고, 이에 A씨는 앙심을 품고 B씨를 대리했던 변호사가 근무하던 사실에 불을 지른 겁니다.

해당 변호사는 사고 당시 출장 중이어서 피해는 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변호사 사무실에 근무하던 직원들과 이 변호사와 사무실을 함께 쓰던 무고한 다른 변호사 사무실 식구들이 숨지며 피해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사건 발생 직후 변호사 단체들은 잇달아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한국법조인협회는 10일 성명을 통해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고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조심하자며 앞으로 나아가자고만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며 국회와 국민에게 변호사들을 제도와 마음으로써 보호해달라고 청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지난 9일 “모든 국민은 헌법이 보장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변호사들이 맡은 바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사건과 같은 사태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합동 감식을 진행해 인화 물질 등이 무엇인 지 발화 원인을 조사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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