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춘추전국시대, 변호사가 본 대중매체 속 소수자 '납작하고 투명한 사람들'
OTT 춘추전국시대, 변호사가 본 대중매체 속 소수자 '납작하고 투명한 사람들'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2.07.2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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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앵커= 작년 여름, 법률방송은 작가로도 활동 중인 백세희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법정에서의 혐의와 판결, 법률상식을 동화 속 인물로 재밌게 풀어간 ‘선녀와 인어공주가 변호사를 만난다면’이라는 책을 썼는데요.

넷플릭스, 티빙 등 OTT시장 발달로 요즘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죠.

이번엔 미디어가 바라보는 소수자의 이야기를 법률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내용의 신간을 썼다고 합니다.

어느새 두 번째 책을 출간한 백 변호사를 김해인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LAW 포커스‘ 로앤피플 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녹음이 짙었던 양평의 한 마을에서 만난 백세희 변호사.

당시 ‘선녀와 인어공주가 변호사를 만난다면’이라는 책으로 작가로서 또 다른 인생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사계절이 지나고 다시 돌아온 여름, 취재진은 빌딩숲이 우거진 도심에서 백 변호사와 다시 마주했습니다. 

[백세희 변호사 /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집에 가면 또 농촌 지역 시원하니까 좋고. 또 도시 오면 도시가 주는 활력이 있으니까 좋고.”

첫 책을 출간한 후 한 번 더 새로운 시각으로 대중문화 콘텐츠에 접근해 보자는 출판사 측 제안에 다시 한 번 펜을 들기로 결심했다는 게 백 변호사의 말입니다. 

[백세희 변호사 /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첫 책을 출판해낸 호밀밭 출판사의 편집장님이 대중문화 콘텐츠 내에서 소수자는 어떤 식으로 재현되고 있는지를 한 번 확대해서 그것만으로 단행본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런 제안을 바탕으로 해서 문제의식을 점점 여러 가지, 소수자 유형이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백 변호사의 두 번째 책 ‘납작하고 투명한 사람들’은 대중문화 콘텐츠에 등장하는 소수자 유형을 크게 7가지로 분류해 법조인의 시각에서 바라봤습니다.

책 제목의 ‘납작하다’는 미디어가 소수자를 평면적이고 단일한 속성을 가진 존재로 묘사한다는 표현을 차용했고, ‘투명하다’는 그 존재가 부각되지 않거나 아예 드러나지 않는 경향을 나타냈습니다.

[백세희 변호사 /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마디로 납작하고 투명한 사람들은요 소수자 내지는 비주류, 그런 사람들을 의미하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아예 콘텐츠 내에서 존재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그런 소수자를 표현할 때 (‘투명하다’), 소수자 집단을 평면적이고 stereotype(고정 관념)에 의해서 묘사하는 경향을 ‘납작하게 묘사한다’...”

서울중심주의부터 에이지즘, 인종, 젠더, 장애, 노동, 퀴어로 이어지는 각 장은 ‘아무개씨’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주류와 비주류의 시선을 오갑니다.

[백세희 변호사 /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제가 여기서 ‘아무개씨’라는 사람을 설정해서 그 스펙을 한 장 씩 한 장 씩 표현을 했을 때 사람들이 이거를 보고 ‘나도 이렇게 생각했는데’라는 느낌을 받았을 때 ‘나조차도 그런 주류적인 시선에 물들어 있었구나’라는 그런 작은 충격. 그런 작은 느낌을 얻으면 시선의 균열이 아주 미세한 균열이라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해서...”

1장 ‘아무개씨는 서울에 삽니다’에선 먼저 많은 이들이 간과하기 쉬운,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뤘습니다.

백 변호사는 지방 출신의 주인공들이 서울로 대학을 오면서 펼쳐지는 <슬기로운 의사 생활>과 <응답하라 시리즈>를 예로 들었습니다.

신입생 때는 각자 고향의 사투리를 썼는데 세월이 흐른 뒤엔 부모님과 대화할 때조차 표준어를 구사하는 모습이 현실과는 동 떨어진다는 겁니다.

[백세희 변호사 /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지방 사투리를 계속 쓰면 촌스러운 사람으로 남아 있고 미성숙한 사람, 그리고 전문적이지 못한 사람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는 그런 인상을 좀 더 강화시키는 클리셰가 아닌가...”

또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시골을 평화롭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못박아 자연적이고 원시적인 상태로 머물러야 한다는 이른바 ‘내부 오리엔탈리즘’의 시선을 고착화한다고 말합니다.

[백세희 변호사 /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서구 문명이 동양 세계를 묘사할 때 뭔가 순수한 야생의 것, 날것의 것, 그리고 자연 그대로의 것 그런 식으로 묘사를 하잖아요. 그런 제국주의적이고 서구 중심적인 시각이 우리가 서울 중심주의 하에서 비수도권 지역을, 지방을 바라봤을 때 우리도 똑같이 그런 지배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5장 ‘아무개씨는 비장애인입니다’는 최근 출근길 지하철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 정당 대표가 비판하고 나선 장애인들의 이야기.

이들은 왜 길에서는 보이지 않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백 변호사는 영화 <뷰티인사이드>에서 매일 아침 몸이 바뀌는 123명의 주인공 중 장애인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도 꼬집었습니다.

[백세희 변호사 /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자고 일어나면 여자 노인으로 바뀌기도 하고 아니면 어린이로 바뀌기도 하고 외국인으로 바뀌기도 하고. 근데 아무리 화면이 바뀌고 그래도 123명이나 주인공의 모습이 바뀌는 와중에 장애인이 등장하지 않았어요. 단 한 번도. 이거 너무 비장애인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아닌가...”

자신조차 주류의 집단에 속해 소수자들을 바라봤다는 사실을 책을 쓰며 깨달았다는 백 변호사. 

그러한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고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이 책을 쓴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세희 변호사 /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저는 그 콘텐츠에 대해서 뭔가 ‘이러면 된다’, ‘안 된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설득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미디어가) 어떤 식으로 소수자를 묘사하고 있는지를 한 번 담담하게 보고, 그 부분 서술에 있어서는 작가 백세희로서 서술을 했고요. 우리가 그동안 주류적인 시선에 얼마나 물들어 있었는지를 한 번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개인의 경험은 한정적인 반면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비추는 대중문화 콘텐츠는 쏟아져 나오는 요즘.

‘납작하고 투명한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일 수도, 또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다양한 시선을 담아냈습니다.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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