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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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여야는 오늘(2일) 유류세 탄력세율을 한시 확대하고 근로자 식대에 적용하는 비과세 한도를 높이는 법안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개별소비세법 개정안과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 소득세법 개정안을 표결합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유류세 탄력세율은 2024년 말까지 현행 30%에서 50%로 확대됩니다.

탄력세율이 높아지면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데, 유류세를 최대폭으로 인하할 경우 휘발유 기준 세금은 리터당 최대 148원 내릴 수 있습니다.

또 등유와 중유, LPG 부탄 등 유류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 탄력세율도 마찬가지로 30%에서 50%로 높아집니다.

근로자 식대에 적용하는 비과세 한도 역시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확대합니다.

식대 비과세 한도는 지난 2003년 이후 19년째 동결 상태를 유지했는데, 최근 급격히 오른 물가를 고려해 비과세를 늘리기로 한 겁니다.

법안이 통과하면 식대 비과세 확대는 오는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합니다.

근로자가 회사에서 월 20만원 이상 식대를 지원받을 경우 연 소득 1200만원 이상 4600만원 이하 구간에선 월 1만5000원, 4600만원에서 8800만원 구간은 월 2만4000원씩 세금을 덜 내게 됩니다.

앞서 여야는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들 법안 외에도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등 민생과 직결한 법안을 이른 시일 안에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고물가 사태는 여전합니다. 되려 유가 하락에 기름값 오름세는 둔화했지만 외식비와 농·축·수산물, 공공요금은 상승폭을 키우면서 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하고 전달의 6.0%마저 넘어섰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환율 급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 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6.0%로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7월에 더 높아졌습니다.

두 달 연속 6%대 이상을 기록한 건 1998년 10월(7.2%),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에 진입한 뒤 올해 3월 4.1%, 4월 4.8%로 4%대에 올라선 후 지난 5월 5.4%, 6월 6.0%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습니다. 두 품목의 기여도는 각 3.11%포인트, 1.85%포인트로, 7월 물가 상승률 6.3% 중 4.96%포인트를 두 품목이 차지한 겁니다.

가공식품이 8.2%, 석유류가 35.1% 증가해 공업제품은 8.9% 올랐고, 석유류 중에는 경유 47.0%, 휘발유 25.5%, 등유 80.0%, 자동차용 LPG 21.4%로 일제히 올랐습니다. 가공식품 중에는 빵이 12.6%로 상승폭이 컸습니다. 다만 석유류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달(39.6%)보다 상승폭이 둔화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개인서비스는 6.0% 올라 1998년 4월 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생선회 10.7%, 치킨 11.4% 등으로 외식이 8.4% 올랐습니다. 보험서비스료(14.8%)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의 경우 4.3% 상승했습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외식비 상승에 대해 "국제 곡물가 상승 등 재료비 인상,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외부활동 증가와 대면서비스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공공서비스 상승률은 0.8%였습니다. 올해 3월 0.4%까지 내려간 농·축·수산물은 오름폭을 다시 키워 지난해 12월 7.8% 이후 최고치인 7.1%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특히 채소류가 25.9% 급등했습니다. 배추(72.7%), 오이(73.0%), 상추(63.1%), 파(48.5%) 등이 고공행진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돼지고기(9.9%), 수입 쇠고기(24.7%) 등이 올라 축산물은 6.5%, 수산물은 3.5% 상승했습니다. 

지난달 공공요금 인상에 전기·가스·수도 역시 15.7% 상승하며 전월(9.6%)보다 오름폭을 키웠습니다. 

상승률은 조사를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해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7.9% 올라 1998년 11월 10.4% 이후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농·축·수산물 상승으로 인해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4월 14.1% 이후 가장 높은 13.0%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5%로, 2009년 3월 4.5%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는 3.9% 올랐습니다.

통계청은 "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적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많지만, 최근 들어 이런 대외적 불안 요인이 조금 완화하는 조짐을 보인다"며 "지난해 8·9월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데 따른 역기저효과도 작용할 것으로 보여 8월에는 물가 오름세가 그렇게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올해 연간 물가에 대해서선 "5%는 넘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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