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지난해 사회공헌사업 1910억원 집행... 전년보다 260억↑
수협, 영업익 대비 2.32%→0.82%... "은연 차원 사업 부재 때문"
'사상 최대실적' 은행권, 사회공헌활동은 오히려 '뒷걸음질' 쳐

[법률방송뉴스]

대한민국 농업 진흥과 수산업 증진을 위해 설립된 농협은행과 수협은행의 사회공헌 분위기가 엇갈립니다.

코로나 사태와 여파 속에서 농협은 영업이익 대비 사회공헌사업 집행률 7%대를 유지했고, 수협은 2%대를 이어가던 중 지난해 0.82%로 대폭 낮췄습니다.

전국은행연합회 주관 출연사업이 지난해 사실상 부재했던 것에 더해 휴면예금 변동이 원인이 됐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부산 서·동구)이 농협은행과 수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연도별 사회공헌사업 집행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과 수협의 사회공헌사업 집행액은 각 1910억원과 26억원입니다.

농협의 지난해 사회공헌사업 집행액은 전년 대비 15.96% 늘었지만, 수협의 집행액은 같은 기간 대비 57.37% 줄었습니다.

농협의 최근 5년간 사회공헌사업 내역을 보면 △2017년 1093억원 △2018년 1478억원 △2019년 1592억원 △20202년 1647억원 △2021년 1910억원으로, 매년 집행액을 늘리고 있습니다.

2020년엔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역성장했지만, 영업이익 대비 사회공헌사업 집행액은 △2017년 9.25% △2018년 7.46% △2019년 6.58% △2020년 7.46% △2021년 7.68%로 7%대를 유지했습니다.

올해는 농촌 재해복구 지원, 환경보호 사업 지원,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지원 등을 위해 지난달 말까지 총 1234억원을 집행했습니다.

2016년 법인 설립 후 2017년부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던 수협은 2018년 사회공헌사업 집행액을 전년 대비 105% 대폭 늘렸습니다.

2017년 사회공헌사업 집행액은 37억원, 2018년엔 76억원으로 집계됩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성행한 2020년엔 집행액을 61억원으로 줄였고, 지난해엔 전년 대비 57% 넘게 줄여 26억원을 집행했습니다.

수협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정책 등이 사회공헌집행 실적 하향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코로나 취약계층 근로지원, 일자리 창출 펀드 사업, 청년창업재단 출연, 농·어촌 지원 등 사업이 지난해엔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지출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사업 부분은 전체적으로 줄고, 수협이 개별적으로 실시하는 사회공헌 사업만 집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수협의 올해 사회공업사업 집행액은 8월 말 기준으로 16억원입니다.

아울러 수협은행의 예산 사용은 공적자금 상환 문제로 인해서도 제약이 따릅니다.

수협의 올해 현안으로는 공적자금 상환 여부를 들 수 있습니다.

20여년 전 2001년 예금보험공사는 외환위기 후 거래기업 부실로 경영상태가 나빠진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에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2016년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이 분리돼 수협은행이 설립됐고, 수협은행의 경우 공적자금 상환 명목으로 수협중앙회에 매년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수익 향상에 따라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으로부터 두둑한 배당금을 챙기고 있습니다.

수협중앙회가 수협은행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만큼 배당금은 전액 중앙회에 귀속되기 때문입니다.

출범 첫해인 2016년 배당금은 87억원에 불과했으나, 2017년과 2018년에는 각 1100억원과 1320억원을 배당했습니다.

역성장을 보였던 2019년과 2020년에는 500억원, 300억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다시 650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다만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어민 지원금이나 이익잉여금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체결한 경영정상화 업무협약(MOU)은 배당금 전액을 정부 공적자금 상환에만 쓰도록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협중앙회가 올해 말까지 조기 상환에 나설 것을 표명하면서, 수협은행 역시 공적자금 상환 굴레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단 관측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남은 공적자금 상환액은 8183억원입니다.

수협중앙회 측도 수협은행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공적자금 상환으로 인해 본래 목적인 어업인 지원 사업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사회공헌에 관한 투자도 중요한 지속성장 지표 중 하나로 꼽힙니다.

국민이 은행 이익 창출에 기여를 하는 만큼 은행의 사회적 책임정신도 막중하다는 평가입니다.

금융회사, 특히 은행은 자사가 얼마나 사회공헌활동에 열심인지 강조합니다.

ESG 경영이 사회적 평판뿐 아니라 재무 성과와 밀접한 관련을 맺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경쟁적으로 ESG 보고서를 내기도 하는데, 실제 얼마나 돈을 쓰는지 따져보면 적어도 금액 기준에서 ESG 경영은 지지부진한 실정입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은행권은 '사상 최대' 수식어를 붙이는 실적을 거뒀지만, 사회공헌활동에 들인 돈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은연에 따르면 순이익 증가 폭은 21.2%에 달하는데, 국내 19개 은행과 4개 정책금융기관·협회가 지난해 사회공헌활동에 쓴 금액은 1조600억원입니다.

2020년 1조9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2.9% 줄었습니다.

반면 지난해 은행들의 실적은 사상 최대입니다.

이들의 순이익은 15조3800억원으로, 2020년 12조6900억원보다 21.2% 뛰었습니다.

양적 완화에 따른 초저금리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으로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게 수익으로 이어졌단 분석입니다.

순이익은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사회공헌활동에 쓴 금액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셈입니다.

순이익 가운데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한 금액 비율은 2020년 8.6%에서 2021년 6.9%로 줄었습니다.

2019년 9.2%에서 사회공헌활동 지출 비율은 계속 감소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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