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국위서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명안 의결
이준석 측 "무효에 터잡은 무효 비대위" 가처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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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국민의힘이 오늘(8일) 전국위원회에서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는 같은 날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앞서 있었던 사안에 대해선 법원이 이 전 대표 측 손을 들어줬고, 주호영 의원과 권성동 의원이 각자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내홍 1차전은 사실상 이 전 대표가 이겼다는 평가입니다.

정 비대위원장과의 2차전에선 어떤 결론이 날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국민의힘 비대위와 정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효력정지 및 직무정지 가처분을 서울남부지법에 신청했습니다.

비대위 설치안과 정 비대위원장 임명안은 성립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 전 대표 측은 "선행 가처분 인용 결정에 의해 주 의원 비대위원장 임명, 비대위원 임명 및 비대위 설치 자체가 무효"라며 "무효에 터잡은 새로운 비대위 설치, 새 비대위원장 임명 역시 당연 무효"라고 강조했습니다.

덧붙여 "9월 5일 주 의원과 기존 비대위원의 전원 사퇴는 헌법 13조 2항 소급적용금지 위반을 회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 대표 측은 또 "2차 가처분 사건은 비대위원 전원이 사퇴했기 때문에 취하할 예정"이라며 "3차 가처분 사건은 개정 당헌이 정당 민주주의 위반, 소급효, 처분적법령이라 위헌 무효임을 확인받기 위해 소송을 유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국민의힘 전국위는 비대위 설치의 건과 새 비대위원장 임명의 건을 의결했습니다.

새 비대위 출범을 공식화했는데,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주 의원 비대위원장 직무가 정지된지 13일 만입니다.

하지만 갈 길은 녹록치 않고, 여론의 시선도 차갑습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전문회사가 발표한 9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지난 5~7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국민의힘 새 비대위 출범에 대해 55%는 '부적절한 결정'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어 '적절한 결정'이라는 응답은 27%, '모름·무응답' 답변 비율은 19%였습니다. (응답률 17.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야당은 정 비대위원장을 향해 "부의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 분명하게 입장을 내라"고 압박에 나섰습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부의장직과 집권 여당의 대표인 비대위원장직을 겸직한다는 건 도의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오 대변인은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됐고, 민생·경제와 법안 통과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만일 정당 간 이견이 발생했을 때 여당 대표가 의사진행을 맡게 된다면 원만한 의사진행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지난 4월 8일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권 전 원내대표는 "사퇴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 역시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며 "국가 정상화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언제나 제 거취보다 우선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당의 리더십(지도력) 위기는 전임 당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윤리위원회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고 이 전 대표를 탓했습니다.

또 "법원의 가처분 인용은 물론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설치한 절차는 합법이지만, 민주적인 정당성에 어긋난다는 해당 결정문의 논증은 사법의 정치 개입"이라고 힐난했습니다.

이어 "동시에 이 전 대표의 연이은 가처분 소송은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며 "당헌·당규의 빈 곳을 파고들어 '정치의 사법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전 원내대표는 앞서 파장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과의 '내부총질' 문자에 대해선 "경위야 어떻든 제 부주의로 내부 문자가 노출된 점은 제 잘못이라고 인정한다"면서도 "정치인도 사생활이 있는데, 문자를 망원경으로 당겨서 취재하는 것, 의총에서 의원끼리 귓속말로 하는 얘기까지 증폭시켜 기사화하는 건 금도를 넘어선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습니다.

권 전 원내대표가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가운데 새 원내대표는 오는 19일 선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 선거는 원내대표 궐위된 날로부터 일 이내에 실시해야 합니다.

현재 새 원내대표 후보군에는 10여명의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5선 정우택 의원, 4선 윤상현·김학용 의원, 3선 김태호·윤재옥·박대출·조해진·김상훈·이종배 의원 등입니다.

이 가운데 친윤 색채가 가장 짙은 건 4선 윤 의원입니다.

20대 대선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을 맡았고, 윤 대통령과 소통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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