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김두관 의원실
자료 / 김두관 의원실

[법률방송뉴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관련 '슬롯 독점'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두 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의 국내 항공사 배정 이·착륙 가능 횟수 가운데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침과 저녁 등 인기 시간대는 슬롯 점유율이 90%를 넘겼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 국내 항공사 배정슬롯 가운데 대형항공사(FSC)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2년(1~6월) 87.1%였습니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은 49.9%, 아시아나항공 37.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국내 항공사 슬롯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62.5%(대한항공 37.0%, 아시아나항공 25.5%), 2020년 71.3%(대한항공 42.4%, 아시아나항공 28.9%), 2021년 92.1%(대한항공 54.3%, 아시아나항공 37.8%)로 상승했습니다.

이는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저비용항공사(LCC)의 국제선 운항이 크게 줄어들었고, 최근 국제선 운항 재개도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슬롯 독점이 황금시간대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은 불공정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입니다.

지난해 여객수요가 몰리는 황금시간대(8~10시, 18~20시)에 출발하는 여객기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비중은 92%에 달했습니다.

반면 승객의 선호도가 낮은 새벽 시간대(6~8시, 22시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운항실적 비중은 지난해 66%, 올해는 7월까지 기준으로 47%에 그쳤습니다.

LCC에 비해 슬롯 여유가 많은 FSC가 여객수요가 많은 황금시간대에 여객기를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여객 수요가 비교적 적은 시간에는 주로 화물기를 투입한 탓으로 풀이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황금시간대를 사실상 독점하면서 국내 LCC 승객은 어쩔 수 없이 새벽 시간대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LCC 항공사의 올해 새벽 시간대 여객기 운항실적 비중은 53%에 달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슬롯 독점 문제는 본격적으로 제기될 공산이 큽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항공사의 합병에 대한 조건으로 일부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김 의원은 "항공사가 얼마나 많은 슬롯을 배정받는지, 어떤 시간대의 슬롯을 확보하는지는 기업 경쟁력에 결정적인 요인"이라며 "양사 합병 시 슬롯 배분의 불균형이 심화되지 않도록 슬롯과 운수권 재배분이 적절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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