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사건·약촌오거리 사건 등 언급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고소사건 포함 수사기록 공개 확대해 국민 신뢰·투명성 확보"
"검찰 주요 수사에 외부 인사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 발족"

[앵커]

문무일 검찰총장이 오늘 취임 후 처음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찰의 과거 부적절한 수사와 기소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총장이 이른바 검찰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은 검찰 역사상 문무일 총장이 처음입니다.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정순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리포트]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과거에 검찰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사건이 적지 않았다”는 말로 운을 뗐습니다.

문 총장은 그러면서 “검찰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일부 시국사건 등에서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보장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문 총장은 유신시절 간첩 조작 사건이었던 인혁당 사건과, 멀쩡한 동네 청년들을 살인범으로 몰아 기소한 이른바 ‘약촌 오거리’ 사건을 언급하며 “적법절차와 인권보호 측면에서 소홀했다”고 거듭 사과했습니다.

문 총장은 “당사자는 물론 사건 관계인 가족이나 유족을 찾아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전달할 시간을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관련해서 문 총장은 “종결된 사건이나 고소 사건, 수사 중인 사건 등의 수사기록 공개 범위를 전향적으로 크게 확대하겠다”는 뜻도 아울러 밝혔습니다.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보여줘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와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문 총장은 나아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주요 사건들에 대해 수사와 기소 전반에 걸쳐 외부 전문가들이 심의하도록 하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취임사에 이어 오늘 기자간담회에서도 ‘투명한 검찰, 바른 검찰, 열린 검찰’이 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의 잘못은 질책하되, 조금 더 지켜봐 달라는 호소입니다. 법률방송 정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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