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듣기 싫다"... 70대 아버지 살해 30대 아들 징역 4년
"천도재 시끄럽다"... 층간소음 갈등 윗집 이웃 살해 징역 20년

 

 

'오늘의 판결', 오늘(13일)은 두 건의 살인 사건에 대한 판결입니다. 강원도 춘천과 전북 부안에서 있었던 사건인데요. 먼저 춘천 사건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5월 춘천의 한 단독주택 2층에 사는 사람들이 몇 개월 전 숨진 가족을 위한 천도재를 열었다고 합니다. 천도재니만큼 상당한 소음이 발생했을 겁니다.

그런데 1층에 살던 50살 이모씨가 이 천도재 소음을 견디지 못하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위층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60살 김모씨가 숨지고 90살 된 김씨의 아버지도 크게 다쳤다고 합니다.

춘천지법은 오늘 이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지만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용서도 받지 못한 만큼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게 법원 판단입니다.

다음은 부안 사건입니다.

38살 남성이 73살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입니다. 이것도 술이 사단이 됐습니다. 숨진 아버지는 평소 아들에게 “게임 하지 마라, 노름 하지 마라” 아들 입장에선 잔소리를 자주 했다고 합니다.

38살 장성한 아들에게 70대 아버지가 “게임 하지 마라” 잔소리를 할 정도였으면 이 아들이 어떻게 살고 있었을지는 미루어 짐작이 갑니다.

이 아들은 아버지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며 술에 취해 발로 마구 차 아버지를 숨지게 했습니다. 굳이 형법상 혐의를 들자면 특수존속폭행치사입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는 오늘 이 38살 남성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친아버지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소중한 생명을 빼앗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발생시킨 점을 고려하면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입니다.

‘양형 사유’라고 하죠. 재판부가 형량을 선고하면서 이런 이런 이유로 이 정도의 형을 선고한다고 밝히는 걸 말하는데요.

어떤 법리를 어떻게 적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천도재 소음 때문에 층간소음 문제로 술에 취해 이웃 주민을 살해한 사람에겐 징역 20년, 게임 하지 마라는 등 잔소리를 했다고 술 마시고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에겐 징역 4년.

이유가 있겠지만,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습니다. '오늘의 판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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