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 관련... 권 회장이 매각 결정 검찰, 최순실 차은택 등 개입 및 청와대 등의 외압 여부 조사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1일 권오준(66) 포스코 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최순실 의혹으로 기업 총수가 검찰 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옛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인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과 관련해 “권 회장을 소환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포레카는 포스코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종합 광고대행사다. 포스코는 2014년 포레카 매각을 추진할 당시 롯데 계열사 엠허브와 중소 광고대행사 A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엠허브가 중간에 입찰을 포기하자 A사는 지난해 6월 포레카를 인수했다.
이때부터 차은택씨와 측근들은 A사를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먼저 차씨의 광고업계 선배인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차씨와 함께 A사 대표에게 포레카 지분 80%를 넘기라고 요구했다.
권 회장은 이 과정에서 차씨 측을 밀어주기 위해 포레카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중간에 차씨 측에 넘긴다는 계획이 어긋나자 포레카에 약속된 일감을 주지 않는 등 보복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사 대표가 이같은 요구를 듣지 않자 차씨 측은 압력을 행사하고 협박을 하는 것은 물론 회사 경영에 타격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차씨의 측근들은 A사 대표에게 '포레카를 인수한 후 2년간 바지사장으로 지내다 경영권을 완전히 넘기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송 전 원장은 A사 대표에게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송 전 원장은 이날 공동강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지난 6일 강요미수 등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권 회장 소환을 통해 포레카 매각 과정에서 최씨와 차씨, 송 전 원장과 안 전 수석 등 정부 관계자들의 압박이 있었는지 여부 및 사전 공모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