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체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연루 의혹 '최순실 의혹' 관련 대기업 총수로는 첫 소환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1일 권오준(66) 포스코 회장을 소환했다. 최순실 의혹으로 대기업 총수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7시 옛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인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과 관련해 권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날 오후 6시 45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온 권 회장은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진실되게 대답하겠다”는 답변만 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1일 오후 6시45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는 권 회장 취임 직후인 2014년 3월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종합광고대행사 포레카를 매각하기로 했고 중소 광고대행사 A사가 이를 인수했다.

이후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씨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함께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 전 원장은 A사 대표에게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이 과정에서 차씨 측을 밀어주기 위해 포레카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중간에 차씨 측에 넘긴다는 계획이 어긋나자 포레카에 약속된 일감을 주지 않는 등 보복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 전 수석과 송 전 원장은 이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권 회장 소환을 통해 포레카 매각 과정에서 최씨와 차씨, 안 전 수석과 송 전 원장 등 정부 관계자들의 압박이 있었는지 여부 및 사전 공모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혐의가 드러날 경우 권 회장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49억원을 출연한 것과 관련해 다시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권 회장은 또 2014년 회장 선임 당시 최씨 등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어, 검찰이 최씨에 대한 수사 진전 여부에 따라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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