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근, 취재진 그냥 지나쳐 곧장 청사로 향해 이재만, 포토라인 섰지만 "검찰서 말하겠다" 반복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안봉근(50)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50) 전 총무비서관을 소환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4일 오전 10시 안 전 비서관을, 오전 10시 30분 이 전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1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그냥 지나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14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9시25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타난 안 전 비서관은 취재진을 빠르게 지나쳐 청사로 들어갔다. 뒤쫓아간 기자들과 만난 안 전 비서관은 “검찰에 올라가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다”고만 말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약 1시간 후 출석한 이 전 비서관은 안 전 비서관과 달리 포토라인에 섰지만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검찰에서 모든 것을 말하겠다"  "궁금해하는 모든 것은 검찰서 말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은 지난 5일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함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며 박 대통령이 1998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한 때부터 20여년 간 최측근에서 보좌해온 인물들이다.

이들의 소환은 15~16일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예정된 만큼 각종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 검찰은 안, 이 전 비서관을 우선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으나 조사 도중 혐의가 입증될 경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이 청와대 국정보고 자료와 연설문 등 대외비 문서가 최순실씨에게 유출된 과정에 깊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이 전산 보안 업무를 맡고 있었던 만큼 그의 인지 없이 청와대 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전 비서관 외에도 최씨의 태블릿 PC에서는 정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 등이 문서 작성 아이디를 공유했다는 흔적이 나와 사실상 ‘문고리 3인방’ 모두가 문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또 최씨 조카의 처남 김모씨와 관련된 의혹도 받고 있다. 김씨는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5급 행정관으로 근무하는 동안 최씨와 청와대의 연결책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김씨가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총무비서관이던 이 전 비서관이 이를 묵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 전 비서관은 앞서 국정감사에 출석해 최씨와 대통령의 친분관계를 잘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바 있다.

안 전 비서관은 최씨가 청와대를 드나들 때 자신에 차에 최씨를 태우는 등 제2부속실 비서관으로 근무하며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 전 비서관은 또 청와대에 근무하며 최씨를 보좌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영선 전 행정관을 발탁하기도 했다.

안 전 비서관은 이밖에도 언론사 보도 개입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에 대해 “안 전 비서관이 필요 이상으로 나서며 장·차관들과 대통령의 접촉을 가로막았다”며 “이 전 비서관은 장관들과 공공기관장들이 참여하는 청와대 인사위원회에 들어오는 등 맞지 않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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