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아이 몸무게가 12.3kg, 아이 굶겨죽인 '비정 부모'... 부모의 자격

‘오늘의 판결’, 아무리 많이 듣고 보고 해도 무뎌지지 않는, 적응이 안 되고 먹먹해지는 아동 학대 얘기입니다.

‘부모’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서울에 사는 52살 권모씨와 49살 홍모씨가 지난 2007년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권씨 부부는 아이가 커 가는데 계속 분유만 먹이는가 하면 학교도 보내지 않고 예방접종 등 필요한 의료조치도 받게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아이는 지난 7월 영양결핍 등으로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당시 아이의 키는 119cm, 몸무게는 두세 살 아기 평균 체중 정도인 12.3kg 이었다고 합니다.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라는 말도 턱없이 부족한 불과 9살이었습니다.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권씨 부부에 대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오늘(29일) ‘아빠’ 권씨에겐 징역 2년 6개월, ‘엄마’ 홍씨에겐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각각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권씨와 홍씨는 아들에게 분유만 먹이는 행동이 비정상적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부모로서 최소한의 조치조차 취하지 않아 권군이 사망하게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권씨와 홍씨가 반성하고 있고 행동에 고의가 없던 점을 고려한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9살 아이가 숨질 당시 집안은 대변이 분유통에 담겨 있는 등 온갖 오물과 쓰레기로 가득한 열악한 환경이었고, 아이는 이런 열악한 곳에서 사실상 감금 수준의 은둔 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아이를 낳는다고 저절로 부모가 되는 건 절대 아닌 듯합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 부모의 책임과 자격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오늘의 판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