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

[홍종선 기자] 안녕하세요. '영화 속 이런 법' 홍종선입니다. 오늘은 허윤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영화 속 이런 법의 핵심 영화엔 법 있수다’, 이번 주엔 어떤 영화일까요?

사내들의 의리를 유려한 액션에 담아냈던 홍콩 누아르 영화 영웅본색’, 30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웅본색 4’입니다.

경찰인 차오는 하수도에서 마약 밀수업자인 형과 마주칩니다. 차오는 형인 줄 모르고 총을 쏴서 검거하고요.

만약에 반대로 형인 줄 알고 그냥 보내준다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정의로워야 하는 경찰이 사사로운 감정에 마약 밀수범을 눈감아 줬다면 처벌 받겠죠?

[허윤 변호사] 만약 차오가 형이라는 이유로 카이를 그냥 보낸다면, 흔히 얘기하는 범인은닉·도피죄가 성립하는지를 물으신 것 같은데요.

결과를 먼저 말씀드리면 차오는 마약 밀수업자를 도피시켰더라도 범인은닉·도피죄로 처벌받지 않습니다.

이는 카이와 차오가 가족이기 때문인데요, 형법은 범인의 친족 또는 동거가족이 범인을 위하여 범인은닉·도피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서로 친족이나 가족인 경우, 가족 간의 정, 친밀함, 걱정 등으로 인해 도피행위를 돕지 않을 것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엄격한 법률이라도 이처럼 특례를 두어 현실을 반영하려 하고 있습니다.

151(범인은닉과 친족간의 특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전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홍종선 기자] 가족 간에 돕는 건 처벌 안 되는 건 영화 골든 슬럼버를 알았는데, 차오는 형사잖아요.

만약에 그냥 보내 주는 정도가 아니라, 경찰이기에 알 수 있는 정보나 경찰이기에 가능한 방법으로 형을 돕는다면 그래도 범인 은닉, 도피죄에서 자유로울 수 있나요?

[허윤 변호사] 상당히 어려운 문제네요. 차오는 형사죠, 공무원입니다.

만약 범인도피죄가 공무원이라는 신분이 필요한 범죄라면 차오에게도 범인도피죄가 적용되겠지요.

그런데 범인도피죄는 신분이 필요하지 않은 범죄라서 일반적인 프로세스에 따라 처리됩니다.

즉 범인의 친족 또는 동거가족이 범인을 위하여 범인은닉·도피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적용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차오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것은 아닌데요,

차오는 경찰공무원인데 공무원의 직무, 즉 범인을 잡아야 하는 임무를 소홀하게 한 것입니다따라서 직무유기죄로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122(직무유기)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영화 속에 숨겨진 기상천외한 법 이야기''이라는 창을 통해 다시 해석하는 영화전문기자가 들려주는 영화 제작과정, 스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흔한 영화정보 프로그램과는 다른 재미와 교양이 가득합니다.

법률방송 시청자 여러분의 영화를 보는 시선이 더욱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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