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뇌물공여 혐의 입증 위해 안종범 수첩 등 물증 확보 주력
삼성, 극도로 민감한 반응 "어떠한 부정한 청탁이나 로비도 없었다"

[리포트]

‘뇌물죄’ 피의자로 특검 포토라인에 다시 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진실을 말하겠다”는 짤막한 말을 남기고 곧장 조사실로 올라갔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심껏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달 12일에 이은 두 번째 소환.

비슷한 시간 승마협회 회장과 부회장으로 최순실 측에 대한 지원 실무를 담당한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과 황성수 전무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특검에 다시 불려 나왔습니다.

삼성 뇌물공여 핵심 피의자들이 한꺼번에 특검에 소환된 것입니다. 

특검은 이 부회장 등을 상대로 최씨 측에 돈을 주는 대가로 경영권 승계 과정 등에 대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했는지, 이 부회장이 이를 지시했는지,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습니다.

특검은 조사를 마무리짓는 대로 이르면 내일이나 모레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규철 특검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는 수사 기간을 고려했을 때 빠른 시간 내에 결정돼야 하는 문제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관심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입니다.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유는 크게 두 가지, ‘혐의 소명 정도’와 ‘관련자 조사’가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관련자 조사’는 박근혜 대통령 조사를 말합니다. 

뇌물을 받았다는 사람은 조사도 안하고 뇌물을 줬다는 사람부터 구속해 조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 당시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무산됐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특검이 영장 재청구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이 부회장의 ‘혐의 소명’에 자신 있다는 반증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특검은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는 등 관련 물증 확보에 주력해 왔습니다.

특검은 특히 새로 입수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 39권이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 이른바 ‘스모킹 건’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증 확보와 함께 특검은 삼성 핵심 임원인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 등을 불러 관련 혐의를 강도높게 추궁하는 등 인적 조사에도 화력을 집중해 왔습니다.

[기자]

"이재용 부회장이나 다른 소환자들 필요하면 대질도 가능한 거죠?"

[이규철 특검보]
“예, 원론적으로 대질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룹 총수가 특검에 다시 소환된 데 대해 삼성측은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삼성은 최순실 측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 어떠한 부정한 청탁이나 로비도 없었다며, 뇌물공여 혐의 관련 치열한 법리 다툼을 예고했습니다.

이 부회장을 구속하겠다는 특검과 구속당할 만한 죄를 짓지 않았다는 삼성. 

공은 다시 법원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을 비롯한 재계는 물론 특검, 청와대까지 법원의 판단에 초미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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