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법, 민식이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변협 '2020년 입법평가보고서' 발간
김용균법, 민식이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변협 '2020년 입법평가보고서' 발간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02.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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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 법률 대상, 공수처법 등은 제외... "부당한 입법 감시, 변협이 법치주의 파수꾼 역할 해야"

[법률방송뉴스] 2020년 한 해 동안 국회는 '공수처법'이나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같은 민감한 이슈에서부터 '김용균법'이라 명명된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등 사회적 파장이 큰 법안들을 다수 처리했습니다.

관련해서 대한변협이 작년 한 해 통과된 법안 가운데 사회적 파급력이 큰 35개 법안에 대한 '2020년 입법평가보고서'를 발간하고, 오늘(17일) 오후 관련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장한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변협의 '입법평가보고서' 발간은 지난 2015년 첫 발간 이후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평가기준은 입법 필요성과 입법 절차의 정당성, 헌법 준수 여부 등 법제적 완성도, 입법 영향 등을 두루 평가했습니다.

이를 위해 변협은 국회 상임위를 기준으로 4개의 소위원회를 구성해 소위별로 분장해 입법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입법과 포퓰리즘 입법 사례는 방지돼야 하며 부당한 입법에 대하여는 언제든지 감시와 통제가 필요합니다. 법률 전문가 단체인 대한변협이 구체적인 입법에 대한 평가를 통해 법치주의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하에..."

평가대상 법률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거나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한 법률을 중심으로 선정했다는 것이 변협의 설명입니다.

그 결과 평가 대상으로 선정된 법률의 수는 35개로, 역대 가장 많은 법률을 대상으로 평가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평가 대상 법률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나 '주택임대차보호법' 같은 생활밀착 법률에서부터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같은 공공에 관한 법률, 여기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법들이 두루 망라됐습니다.

변협 입법평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현성 변호사는 이와 관련 "최대한 정치적 색채를 배제하고 법률가적 시각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해서 이번 '2020년 입법평가보고서'엔 '공수처법'이나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등 3개 법안은 입법평가를 실시했지만, 극심한 정치적 대립을 사유로 보고서엔 게재하지 않았습니다.

[김현성 / 대한변협 입법평가위원회 위원장]
"그중에서 아쉽게도 3개의 법률은 이번 최종 입법평가 보고서에 수록되지 않았습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 가운데 몇 가지 법안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 "입법 실효성이 반감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중대재해법은 사망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게 했습니다.

다만 종업원 5인 미만 사업주는 제외합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산업재해의 76.6%가 영세사업장에서 발생한다는 지난해 통계를 보더라도 입법 실효성이 반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5인 미만 적용 제외는 법 제정의 취지와 실효성을 반감시키므로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산업재해에 대한 양형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은 환영할만한 조치이지만, 전담관리 기관을 두는 등 사전예방의 입법방식을 더 고민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쿨존 교통사고 처벌을 크게 강화한 일명 '민식이법'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이런저런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민식이법에 따르면, 스쿨존에서 고의나 실수로 어린이를 사망케 했을 경우 최소 징역 3년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어린이는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민식이법의 입법목적은 타당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처벌이 '형벌의 비례성 원칙'에 비춰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를 특가법에 따라 강간이나 상해치사, 강도 등 형법상 '고의의 강력범죄' 수준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입니다.

관련해서 보고서는 "스쿨존 교통사고로 어린이가 부상당했다면, 운전자는 민식이법보다 형법이 적용되는 편이 유리해 고의로 상해를 가했다고 주장하는 모순적 상황도 가정해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민식이법과 관련해 법정형 하한을 지금보다 낮추고, 불법 주정차 차량에 강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관련해선 불법촬영물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성폭력처벌법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 등을 불법촬영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레깅스 판결'처럼 하급심과 대법원 판단이 다른 이유가 불법촬영물의 판단기준에 대한 예견가능성의 모호함 때문이라는 것이 입법특위 분석입니다.

입법평가특위는 "레깅스 판결과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입법취지, 피해자의 의사, 범행 동기, 경위, 사회통념 등을 충분히 감안해 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엔 게재되지 않았지만 오늘 변협 세미나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대한 평가와 논의도 이뤄졌습니다.

발제를 맡은 박경호 변호사는 경찰 권한이 크게 강화된 만큼 인권과 수사 적절성을 담보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경호 변호사 / 대한변협 입법평가위원회]
"이러한 변화가 국민의 권리구제와 기본권 보장이 잘되도록 수사기능이 적절하게 분배됐는지 정보, 교통, 작전, 보안, 경비 등 막강한 치안 권한을 가진 경찰이 수사의 주재자가 되는 것이 과연 적정한 기능적 권한 분배에 해당되는지..."

김현성 위원장은 공수처법 등 3개 법안이 보고서에 수록되지 못한 데 대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에 한계가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가 흔들림 없이 정착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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