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나 국적 한인 부부 이혼소송 한국 법원서 할 수 있나... 준거법과 국제재판관할권
캐나나 국적 한인 부부 이혼소송 한국 법원서 할 수 있나... 준거법과 국제재판관할권
  • 유재광 기자, 강천규 변호사
  • 승인 2021.07.0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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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신속성, 실효성, 편리성 등 감안해 국제재판관할권 결정"

▲유재광 앵커= 대법원 주요 판례를 통해 일상에 도움이 되는 법률정보를 알아보는 '강천규 변호사의 잘 사는 법', 오늘(6일)은 국제재판관할과 이혼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강 변호사님, 오늘은 어떤 판결 가져오셨나요.

▲강천규 변호사(법무법인 YK)= 최근에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을 했고, BTS나 블랙핑크 같은 우리나라 유명 아티스트들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국민이나 기업이 해외 진출을 하는 경우도 많고요. 반대로 외국 기업이나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진출해서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관련돼 있는 당사자의 국적이 다르고 각 당사자의 나라마다 적용되는 법률이 다를 때, 분쟁이 생기면 어느 나라 법원에 재판을 청구해야 하는가가 문제가 되는데요. 이것이 '국제재판관할권'에 관한 문제입니다.

오늘은 이 국제재판관할권에 대해서, 조금 어려운 주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이혼 사건을 중심으로 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강천규 변호사= 이 사건(대법원 2021년 2월 4일 선고 2017므12552)의 남편과 아내는 한국인이긴 하지만 모두 캐나다 국적을 가진 사람입니다. 혼인신고를 하고 캐나다 퀘백주에서 거주를 했는데, 남편과 아내 모두 국적은 캐나다였지만 우리나라에 연고가 있었습니다.

특히 아내는 우리나라에 여동생도 있었고 종전 혼인관계에서 낳은 아들이 살고 있어서 혼인신고 이후에도 4차례 걸쳐 우리나라에 입국을 했다가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기를 반복했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국적국인 캐나다가 아닌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남편과 1년 이상 별거하여 남편을 악의로 유기하고, 종전 혼인관계와 재산 사용에 관해서 기망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입혔다는 이유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하게 됩니다.

이에 아내는 남편의 이혼청구에 대해 응소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사건 이혼은 캐나다 법원에서 진행해야 할 사건인데 대한민국 법원에는 재판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해서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오게 된 사건입니다.

▲앵커= 둘 다 한인이긴 하지만 캐나다 국적인데 왜 한국 법원에 이혼 소송을 낸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이 사건 이혼 소송을 제기할 당시 남편은 캐나다에 있었지만 아내가 대한민국에 상당기간 체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부부가 별거 상태에 있었고 아마 그래서 한국 법원에서 하는 것이 송달이 더 잘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아내가 캐나다 국적이긴 하지만 부산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차량도 한 대 있었고요.

결국 이혼함에 있어서는 재산분할도 굉장히 중요한데 재산분할 대상 재산들이 대한민국 내에 존재하고 있고 사실상 가압류나 향후 집행 등을 생각했을 때 신속성이나 실효성, 편리성들을 생각했을 때 대한민국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더 낫겠다, 이렇게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캐나다 국적이잖아요. 우리 법원이 재판을 할 수가 있는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일단 남편이 청구한 이혼, 위자료, 재산분할, 이 세 가지 재판과 관련해서 적용될 수 있는 법을 생각해보면 캐나다 이혼법과 대한민국 민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과연 이 사건에서 어떤 법을 적용해서 재판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일단 있는데요.

이렇게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에서 어느 나라의 법질서에 따라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문제를 '준거법'이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준거법을 정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법이 바로 '국제사법'입니다.

이 사건의 경우 국제사법 제37조를 보면, 부부의 동일한 본국법이 있을 때에는 그 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남편과 아내의 본국인 캐나다 이혼법에 따라서 재판을 해야 합니다.

▲앵커= 본국인 캐나다 이혼법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럼 말씀하신 국적국인 캐나다가 아닌 우리나라 법원은 재판을 할 수 없는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그렇진 않습니다. 캐나다 이혼법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한다면 캐나다 법원에만 이혼청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 대법원은 법률분쟁 해결에 있어서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준거법' 문제와 어느 나라 법원에서 재판받을 수 있느냐에 대한 '국제 재판관할권'의 문제는 서로 구별이 되는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캐나다 이혼법에 따라 이혼 판단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캐나다 법원에서만 재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요. 우리나라 법원에서 재판관할권이 인정된다고 판단되면 우리나라 법원에 이혼청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게 준거법이라는 것과 재판관할권은 다르다는 건데, 이것을 어떻게 구분하고 결정하나요.

▲강천규 변호사= 쉽게 표현하자면 캐다다법을 적용해서 재판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법원에서도 요건만 갖추면 얼마든지 재판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인데 그러면 어떻게 요건을 갖췄는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것이 재판관할권 문제가 됩니다. 앞서 살짝 설명을 드렸던 실질적인 관련성이 있는지 하는 부분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국제사법 2조를 보면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되는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인 관련성이 있을 때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관련이 있거나 아니면 분쟁이 된 사안이 관련이 있거나 둘 중에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실질적 관련성이라는 말이 조금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보면 △당사자의 국적이나 주소가 어딘지 △주소 정도는 아니더라도 상시 거주하고 있는 상거소가 어디인지 △분쟁이 원인이 됐던 사실관계가 발생한 장소가 어디인지 △해당 사건에 적용되는 준거법이 뭔지 △재판을 하려면 사건 관련 자료수집이 필요한데 어느 나라에서 하는 것이 더 용이한지 △당사자들 소송이 어디에서 하는 것이 더 편리한가 △어느 나라 법원에서 판결을 받았을 때 판결의 실효적으로 집행이 될 수 있느냐,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국제재판관할권을 결정하게 됩니다.

▲앵커= 이번 사안도 우리 법원 관할이라고 판결을 한 모양이네요.

▲강천규 변호사= 네, 그렇습니다. 이 사안의 경우 남편과 아내 모두 캐나다 국적이기도 하고 대한민국에는 가끔 들어와 지내는 수준이기 때문에 주소지도 대한민국에 있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 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있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냐면, 당사자 국적이나 주소가 없더라도 이혼청구의 주요 원인이 된 사실관계가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다, 그리고 이혼과 함께 청구된 재산분할 사건에서 대한민국에 있는 재산 자체가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지 안 되는 지가 재판의 쟁점이 됐기 때문에 당사자의 예측가능성을 생각했을 때도 불이익한 것이 없고 권리구제나 법원에서 심리를 하는 편의성이나 판결의 실효성 차원에서도 대한민국과 해당 사안 간의 실질적 관련성을 인정할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아내가 대한민국에 들어와서 별거가 지속됐던 면이 있어서 이것 자체가 이혼사유가 됐던 부분이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아내가 부산의 아파트를 매수해서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고나면 나중에 집행이나 이런 부분들이 대한민국 법원에서 하는 것이 편리해서 이런 부분과 관련했을 때 실질적인 관려성이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 법원에서 이혼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앵커= 잘 사는 법, 오늘 내용 정리해주시죠.

▲강천규 변호사= 요즘은 우리나라 국민이나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외국인과 결혼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고요. 오늘 사안처럼 국적은 외국인데 우리나라와 본국을 오가는 분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외국과 우리나라와 걸쳐서 생활관계가 형성되다 보니까 법적인 분쟁이 발생하면 어느 나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실 수가 있는데, 쉽게 이야기를 해보면 내가 소송을 하려는 사람의 생활근거지가 우리나라이거나 아니면 법인이라고 하면 본점 소재지가 우리나라에 있다고 하면 대한민국 법원에 재판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고요.

오늘 사안처럼 사실 요즘 보면 한인이긴 한데 미국이나 캐나다 국적을 취득하신 분들도 사실 많이 있거든요. 이런 분들은 보면 국내에 재산이 있으신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이런 분들은 이혼을 어디에서 청구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될 수 있는데요. 대한민국 법원에서 충분히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부분들을 참고하셨으면 좋겠고요.

또 기업을 하신 분들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에 본점 소재지가 있다고 하면 외국에서 거래가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분쟁이 생겼을 때 충분히 우리나라 법원에 재판이 들어올 수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 충분히 감안하셔서 영업을 진행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국적을 떠나 어느 나라에서 재판을 하는 게 소송 취지를 구현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느냐 여부로 재판관할권을 판단한다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강천규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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