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에 장기미제 재판 맡길 것
사법시험 부활은 반대... 법원장 후보추천제 개선

조희대 대법원자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자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5~6일 진행된 조희대(66ㆍ사법연수원 13기)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그동안 인사청문회 때마다 반복됐던 후보자 '망신주기'나 '신상털기'에서 벗어나 모처럼 사법부 현안과 자질 검증 위주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조 후보자는 특히 청문회에서 사법부 주요 현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상세히 밝히면서 조건부 구속영장 제도 등 새로운 제도의 도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해 법조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조건부 구속영장 제도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 도입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조건부 구속영장 제도 도입. 조 후보자는 6일 구속영장이 남발된다는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대법원장이 되면) 구체적으로 조건부 구속영장 제도 도입 검토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조건부 구속영장 제도는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대신 거주지 제한 등 일정 조건을 달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로, 구속영장 발부율이 80% 이상인 문제점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는 "인권 보장이 최우선이지만, 실체적 진실 발견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며 "사회 정의나 사회 방어를 위해서 그런 점들이 적절하게 균형을 잡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법원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 항상 유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 도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대법관회의에서 이런 문제를 공론화시켜서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제도는 판사가 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사건 관계인을 출석시킨 뒤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로 도입 시 현재 90%에 이르는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 후보자는 다만 "아무나 부르면 수사의 밀행성이 떨어진다"며 "대법원에서 검사가 신청하는 참고인만 부르는 쪽으로 바꿀 필요성 등 여러가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제도 도입에 조 후보자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검찰 등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 입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영장 청구·신청 건수가 늘어난 것은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개별 건으로 하도록 했기 때문”이라며 “(사전심문 도입이 아닌) 다른 해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건부 구속영장 제도에 대해서도 다른 검찰 관계자는 “제도가 도입되면 부자나 힘있는 사람만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 법원장에게 장기미제 사건 맡기고 사법시법 부활은 반대 

조 후보자는 또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해 "취임하면 우선 장기미제 사건을 특별히 집중관리하겠다"며 "종전까지 법원장은 재판을 하지 않았지만 취임하면 법원장에게 최우선적으로 장기미제 사건의 재판을 맡길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법관의 SNS 활동과 관련한 구체적 기준이나 규정이 필요하지 않냐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의 질의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다만 이 문제는 대법원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는 만큼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만 답했습니다.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폐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개선해야 하는 것이 틀림없다"며 "다만 개선할 때 어떤 방향으로 할지는 처한 위치마다, 사람마다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또 "고등부장 (승진제 폐지) 문제는 우리 법원이 일관되게 추진해 왔고 입법적으로도 어느 정도 진척이 었었기 때문에 대법원장이 일방적으로 선언해서 밀어붙일 사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법시험 부활에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조 후보자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법시험 부활 혹은 야간 로스쿨이나 방송통신대학교(방통대) 로스쿨 신설 논의에 대한 입장'을 묻자 "사법시험 부활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이미 로스쿨 체제로 들어섰는데 또 그런 혼란을 줘서는 (안 된다)"며 "다만 방통대나 로스쿨 기회 늘리는 데 대해선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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