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2명 중도성향으로 분류
尹대통령 임기 중 7명 더 교체

신임 대법관 최종후보 엄상필·신숙희 (사진=연합뉴스)
신임 대법관 최종후보 엄상필·신숙희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새 대법관 후보로 엄상필 부장판사와 신숙희 상임위원이 임명제청됐습니다.

오늘(4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희대 대법원장은 안철상·민유숙 전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엄상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신숙희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고법판사)을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 했습니다.

지난달 1일 퇴임한 민유숙·안철상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조 대법원장 취임 후 첫 대법관 인사입니다.

조 대법원장은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재판으로 공정하고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후보자”라고 밝혔습니다. 

■  중도·보수 vs 진보, 8대 5로...  중도·보수 우위로 

두 후보자 모두 보수에 가까운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어 최종 임명되면 대법관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부 내 ‘중도·보수’ 대 ‘진보’ 구도가 기존 7대 6에서 8대 5로 바뀌는 겁니다.

‘김명수 사법부’의 경우 중반 이후부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진보가 최대 7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는 구도가 역전될 전망입니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되는데, 주요 사건에 대한 판결 확정을 비롯한 기존 판례 변경 등을 통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지난 2020년 7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선거법 사건에서 전원합의체가 ‘TV 토론에서 한 거짓말은 허위 사실 공표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을 계기로 이 대표는 경기지사직을 유지하고 지난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었습니다.

또 2019년에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악질 친일파’라고 한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에 대해 전원합의체가 “주요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돼 문제가 없다”고 판결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조 대법원장이 두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기 전까지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중도·보수 7명, 진보 6명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조 대법원장을 비롯해 안철상·이동원·노태악·오석준·서경환·권영준 대법관 등 7명이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됩니다.

이에 반해 진보성향은 민유숙·김선수·노정희·김상환·이흥구·오경미 대법관 등 6명으로, 이중 노정희·이흥구 대법관과 김상환·오경미 대법관은 각각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입니다. 

또한 김선수 대법관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입니다. 

나아가 올 8월에 이동원 대법관과 함께 진보 성향 김선수·노정희 대법관이 임기 만료 퇴임할 예정이라 대법관 구도는 추가로 변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  尹 대통령 임기 내 대법관 1명 빼고 모두 교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총 6명이 교체됐습니다.

지난 2022년 11월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임명된 건 오석준 대법관으로, 이후 서경환·권영준 대법관이 취임했습니다.

작년 12월엔 조희대 대법원장도 임명된 가운데 여기에 두 명의 새 대법관 후보자가 추가됐습니다. 

앞으로 이번 정부 임기 중 대법관 7명이 추가로 바뀌면서, 지난 정부 말 임명된 진보 성향의 오경미 대법관을 제외한 대법관 전원을 윤 대통령이 교체하고 퇴임하게 되는 겁니다. 

한편 엄 후보자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7년 서울지법 판사로 첫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중도 성향의 정통 법관으로 꼽힙니다. 

서울 출신인 신 후보자 역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1996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했습니다. 

서울고법 판사와 수원고법 판사 등을 지낸 신 후보자는 지난해엔 여성 최초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발탁돼 양형기준 대상 범죄군 확대 등 새로운 양형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 재임 기간 중도·보수 우위로 바뀐 대법원 전원합의체 구도가 갈수록 더욱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김명수 사법부’에서 논란이 됐던 특정 정치·이념 성향에 치우친 대법원 판결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헌법재판소 구성도 대법원과 유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임명한 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이 작년 3~4월 취임하면서 헌재도 ‘중도·보수 5 대 진보 4′로 구조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진보 성향인 유남석 전 헌재소장이 퇴임했고 지난해 12월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이종석 재판관이 소장에 임명되고 같은 성향인 정형식 재판관도 취임했습니다.

지금 헌재는 ‘중도·보수 6(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형두·정정미·정형식) 대 진보 3(김기영·문형배·이미선)’인 상황 입니다. 이종석 소장을 비롯해 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도 윤 대통령 임기 중 교체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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