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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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세기의 이혼소송'으로 주목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법정공방 2라운드가 다음달에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어제(12일) 오후 열린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서 오는 4월16일 오후 2시를 다음 변론기일로 지정하고, 이날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습니다.

통상 재판부는 변론을 종결한 뒤 선고기일을 지정하는데, 법조계에서는 항소심 변론종결 이후 선고기일까지 소요되는 시일을 감안했을 때 이르면 상반기 내에 이혼소송 항소심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혼 소송은 당사자 법정 출석이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두 사람 모두 법정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두 사람이 대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날 오후 1시46분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노 관장은 '어떤 입장을 소명할 계획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한 채 법정으로 들어섰습니다.

최 회장은 노 관장보다 10분 정도 늦은 오후 1시56분께 법정에 입정했습니다. 노 관장과 다른 출입문을 이용한 최 회장은 취재진의 눈을 피해 법정에 들어섰습니다.

이날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최 회장과 노 관장 모두 직접 발언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재판부에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시간 가량 재판을 마친 후에도 두 사람 모두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각기 다른 출구를 이용해 법원을 나섰습니다.

최 회장은 재판에 직접 출석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바닥을 편 채 하늘을 보며 "비가 오네"라고 혼잣말할 뿐 질문에 대한 별다른 대답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노 관장 역시 법원을 나서며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직접 출석한 이유가 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고, 차량에 오르기 전 "죄송합니다"라고 짧은 인사만 남겼습니다.

별도 출석 의무가 없음에도 이날 항소심 첫 재판에 양측 모두 모습을 나타내면서 소송 결과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최 회장은 2015년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며 노 관장과 이혼 의사를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조정 신청을 했습니다. 노 관장은 완강하게 이혼을 거부하는 입장을 취해오다 2년 뒤 입장을 바꿨고, 최 회장을 상대로 위자료 및 조단위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12월 1심은 노 관장이 SK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 회장의 자산 대부분을 분할 대상이 아닌 '특유재산'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특유재산이란 부부 중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말합니다.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 및 위자료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습니다. 665억원은 이혼소송 재산분할 금액 중 사상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노 관장이 주장했던 금액에 비해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양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노 관장 측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재산분할 청구 금액을 당초 1조원으로 추산됐던 주식의 절반에서 '현금 2조원'으로 변경하고, 위자료 청구 액수 또한 30억원으로 높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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