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미약품 제공)
(사진=한미약품 제공)

 

[법률방송뉴스]

한미-OCI그룹 통합을 둘러싼 한미약품 창업주 일가의 분쟁을 결판 낼 주주총회를 앞두고 '캐스팅보트'를 쥔 개인 최대주주가 한미 장·차남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창업주 일가 경영권 다툼의 최종 향방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20.5%를 보유한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24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통해 장·차남 측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고교 후배인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로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모녀(한미 경영진 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 대 장·차남 표 대결의 '키맨'으로 불려왔습니다.

신동국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주요 주주로서 회사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후속 방안을 모색해 나가길 바란다"고 입장문을 통해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23일 “OCI와의 통합을 결정하면서 대주주 중 한 분인 신 회장에게 관련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히며 “상속세 재원 마련이 단초가 됐지만 결코 대주주 몇 명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통합이 추진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글로벌 한미’라는 비전에 도달하기 위한 이사회의 결정과 판단이 있었다”며 “주주들이 한미의 미래를 선택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주현 사장도 어제(24일) 입장문을 내고 신 회장에게 “지금까지처럼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저희를 응원해 달라”고 호소하며 “어머니(송영숙 회장)와 저는 현실적인 상속세 문제를 타개하면서도 한미약품의 전통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OCI와의 통합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빠와 동생(임종윤·종훈)은 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과 함께 매각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OCI와 통합이 마무리되면 향후 3년간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대주주 주식을 처분 없이 예탁할테니 오빠와 동생도 3년간 지분 보호예수를 약속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임 사장은 형제 측에 상속세 잔여분 납부에 관한 구체적 계획과 자금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하며 “무담보로 오빠에게 빌려줬던 대여금 266억원도 즉시 상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장·차남 측은 이번 주총에서 신규 이사진을 구성해 경영권 교체 후 OCI그룹과 한미의 통합을 막겠다는 계획이어서 이번 주총은 통합 실현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8일 주총에선 회사 측의 '신규 이사 6명 선임안'과 OCI그룹 통합에 반대하는 장·차남의 '신규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을 놓고 표 대결이 벌어집니다. 양측의 총 후보자 11명 선임안을 일괄 상정해, 다득표 순으로 최대 6명을 선임하는 방식입니다.

OCI그룹 통합을 추진 중인 회사 측에선 6명의 이사 후보를 냈습니다. 사내이사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OCI홀딩스의 이우현 회장을 추천했습니다. 이외에 ▲최인영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김하일 사외이사 후보 ▲서정모 사외이사 후보 ▲박경진 사외이사 후보 등이 추천됐습니다. 현재의 이사진 4명 외에 6명을 추가해, 최대 10명으로 구성할 수 있는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전략입니다.

임종윤 사장 측이 주주제안 방식으로 추천한 인사는 사내이사로 ▲임종윤 ▲임종훈 후보, 기타비상무이사로 ▲권규찬 ▲배보경 후보, 사외이사로 ▲사봉관 후보 등 입니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신동국 회장과 국민연금공단, 소액주주 등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건으로 거론돼왔는데 이 중 신 회장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장·차남 측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습니다.

장·차남 측 지분율은 임종윤 사장(9.91%)과 임종훈 사장(10.56%)에 배우자·자녀, 디엑스앤브이엑스를 더해 총 28.42%이고 신 회장 지분을 더하면 40.57%에 이릅니다.

모녀 측 지분은 송영숙 회장(11.66%)과 임주현 사장(10.2%)에 친족, 재단 등을 더해 35%입니다. 형제 측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현문화재단, 임성기재단을 포함한 수치입니다.

이제 관심은 국민연금공단과 소액주주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쏠립니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들고 있습니전체 주주 수의 99.9%를 차지(2023년 사업보고서 기준)하는 소액주주는 지분 20.5%(약 1434만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 등을 참고해 최종 결정하는데, 지금껏 의견을 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은 엇갈린 상황입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사측 후보 6명 전원 선임에 찬성했지만 형제 측 5명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국내 한국ESG기준원(KCGS)은 형제측 5명 중 4명에 대해 찬성 의견을 표하고, 사측 6명 선임안에 불행사를 권고했습니다.

글로벌 자문사 ISS는 사측 후보 가운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박경진·김하일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했지만, 임주현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 나머지 안에 반대했습니다. 형제측의 경우 임종윤 사내이사·사봉관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하고 나머지에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장·차남이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의 결과에도 이목이 쏠립니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한미의 통합 계획에 제동이 걸리게 되고 반대로 기각되면 통합에 명분을 얻습니다. 가처분 결과는 주총 전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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