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소환 일정 조율
정유라, 지난달 31일 이화여대에 자퇴서 제출

검찰이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씨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0일 차씨에 대해 횡령 및 공동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차씨는 지난해 3~6월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함께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의 지분을 강제로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차은택씨가 10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 청사로 들어서며 얼굴을 가리고 있다. 차씨는 이날 가발을 벗은 모습이 드러나 '대역'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연합뉴스

포레카는 포스코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종합 광고대행사다. 포스코는 2014년 권오준(66) 회장이 취임한 후 포레카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롯데 계열사 엠허브와 중소 광고대행사 A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엠허브가 중간에 입찰을 포기하자 A사는 지난해 6월 포레카를 인수했다.

차씨는 이후 자신의 측근인 김홍탁(55) 플레이그라운드 대표와 김영수(46) 당시 포레카 대표 등을 동원해 A사 대표 한모씨에게 포레카 인수 이후 지분 80%를 넘길 것을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송 전 원장은 A사 대표에게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송 전 원장은 이날 공동강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지난 6일 강요미수 등 혐의로 구속됐다.

차씨는 또 2006년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광고회사 아프리카픽처스의 운영자금 1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차씨의 구속 여부는 11일 오후 3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검찰은 차씨의 포레카 지분 강탈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11일 권 회장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차씨와 공모해 포레카를 매각하고 A사에 약속한 일감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CF감독 출신인 차씨는 현 정부 들어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2014년),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2015년) 등을 지내며 갑작스럽게 문화계 유력 인사로 부상했다.

차씨가 지인들을 정부 고위직에 앉힌 뒤 이용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대학 은사인 김종덕(59)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외삼촌인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차씨가 '대부'로 생각한다는 제일기획 임원 출신 송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이같은 문화계 전반의 비리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김종(55) 전 문체부 2차관에 대한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최씨에게 인사 청탁을 하고, 최씨의 영향력을 동원해 문화계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그는 최씨 귀국일인 지난달 30일 사표를 제출했다.

한편 최씨의 딸 정유라(20)씨가 특혜입학 의혹이 제기된 이화여대에 자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연합뉴스

이대 측은 이날 정씨가 지난달 31일 온라인 학사관리 시스템으로 자퇴 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대에서 자퇴서가 접수되기 위해서는 온라인으로 자퇴 신청을 한 뒤 본인과 보호자, 지도교수, 학과장의 사인을 받아 본인이나 대리인이 학교 학적과로 직접 제출해야 한다.

정씨가 아직 독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귀국 이후 나머지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씨의 자퇴서가 처리되기 전 현재 교육부가 진행하고 있는 정씨의 입시·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부정이 드러날 경우 정씨의 입학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이대가 2015년 체육특기생 대상 종목을 늘리면서 승마를 포함하고 입학과정에서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말한 점, 원서마감일 이후 획득한 금메달이 서류평가에 반영된 경위 등 정씨의 특혜입학 관련 의혹 전반을 살피고 있다.

교육부는 또 이대가 올해 1학기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학생이 증빙서류를 제출할 경우 출석을 인정하도록 학칙을 개정한 것이 정씨를 위한 조치였는지 여부와 리포트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고 학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감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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