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죄사실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 인정"

검찰이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씨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1일 오후 3시부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범)와 공동강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끝에 영장을 발부했다.

조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차은택씨가 1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에 따르면 차씨는 지난해 3~6월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함께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의 지분을 강제로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원장은 이날 공동강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지난 6일 강요미수 등 혐의로 구속됐다.

차씨는 2006년 1~10월 자신이 운영하는 광고회사 아프리카픽처스의 운영자금 1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문화행사 대행 용역업체 선정을 대가로 2억8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이 밖에도 차씨는 안 전 수석과 공모해 측근인 이모씨를 KT 임원으로 취직시키고 자신이 실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를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CF감독 출신인 차씨는 현 정부 들어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2014년),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2015년) 등을 지내며 갑작스럽게 문화계 유력 인사로 부상했다.

차씨가 지인들을 정부 고위직에 앉힌 뒤 이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학 은사인 김종덕(59)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외삼촌인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차씨가 '대부'로 생각한다는 제일기획 임원 출신 송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의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이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김종(55) 전 문체부 2차관에 대한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최씨에게 인사 청탁을 하고, 최씨의 영향력을 동원해 문화계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김 전 차관은 최씨 귀국일인 지난달 30일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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