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폭행·협박 최종범, '악플 네티즌' 무더기 고소... 모욕죄와 비판의 자유 사이
구하라 폭행·협박 최종범, '악플 네티즌' 무더기 고소... 모욕죄와 비판의 자유 사이
  • 박아름 기자
  • 승인 2021.04.28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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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소 네티즌들 대리 박지영 변호사 "비난받을 행위에 대한 비판 폭넓게 인정돼야"

[법률방송뉴스] 가수 고 구하라씨를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이 확정된 고 구하라씨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가 자신에게 악플을 단 네티즌들을 상대로 수십 건의 민형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욕먹을 만하니까 욕을 먹는 거라는 반응이 많은데, 모욕죄와 비판의 자유 사이, 어떻게 봐야할까요.

최종범씨에게 피소 당한 네티즌들을 변호하고 있는 법무법인 주원 박지영 변호사를 만나 관련 얘기들을 들어봤습니다. 박아름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 구하라씨에 대한 상해와 협박, 강요 등 혐의로 지난해 10월 최종범씨가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실형을 확정받았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들입니다.

불법 촬영 혐의가 무죄로 선고되며 집행유예 판결이 나온 1심 선고 뒤인 지난 2019년 11월 구하라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댓글엔 ‘살인자’ 같은 직접적인 비판부터 ‘이런 파렴치한은 무기징역이지’처럼 최종범씨를 성토하는 내용들이 줄줄이 달려 있습니다.

‘개’ 이모티콘에 ‘자식’을 붙여 ‘개자식. 죽일 놈’으로 읽히게 되는 댓글들도 눈에 띕니다. 

불법촬영 혐의가 1,2심에 이어 무죄로 선고되고 형량이 징역 1년인 데 대해서도 '법이 X 같네' 같은 비판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최종범씨 관련한 기사가 포털에 뜰 때마다 이런 강도 높은 비판과 성토의 댓글들이 쏟아졌고, 최종범씨는 이에 항소심 재판 진행 도중 악플을 단 네티즌들을 상대로 무더기 집단 민형사소송을 제기합니다. 

‘쓰레기’, ‘파렴치한’, ‘양아치’, ‘돼지 XX’ 등의 표현을 문제 삼아 악플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피해를 호소하며 한 사람당 200~500만원의 위자료와 형사적으론 모욕죄로 고소한 겁니다.

최종범씨가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이후에도 관련 민형사소송은 계속 이어지며 진행되고 있습니다.

피소를 당한 네티즌들을 대리하고 있는 박지영 변호사는 최종범씨가 민형사 소송을 낸 것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박지영 변호사 / 법무법인 주원]
“국민적인 분노를 또다시 유발하는 부분인 거 같습니다. 욕먹을 짓을 했다고 해서 욕을 한 건데 그 욕에 대해서 적반하장격으로 문제를..."

일단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민사25단독 박성인 부장판사)은 최종범씨가 자신에 대한 악플을 단 A씨 등 4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범에게 각각 1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앞서 지난 달 16일에도 서울중앙지법(민사23단독 신종열 부장판사)은 최종범씨가 소송을 낸 6명 가운데 최씨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조롱한 표현을 사용한 B씨에 대해 “최종범에게 3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표현 수위나 뉘앙스를 고려하면 최종범이 감내할 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는 위법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게 재판부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하지만 나머지 5명에 대해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댓글 표현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부적절한 형태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언정 최종범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재판부 판시입니다.

언론에선 해당 판결에 대해 관행적으로 ‘원고 일부승소’라는 표현을 쓰는데 ‘사실상 최종범 패소’라고 쓰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 박지영 변호사의 지적입니다.

[박지영 변호사 / 법무법인 주원]
“데이트 폭력이나 구하라씨 죽음과 관련된 것이 아니고 외모를 비하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3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던 겁니다. 사실 해당 소송에서 청구금액이 2천만원을 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범씨는 사실상 패소를..."

사실 박지영 변호사는 최종범씨 관련한 민형사소송에 처음부터 관여하진 않았습니다.

관련 문의가 이어지자 아예 지난 6일부터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 사람들’을 통해 작심을 하고 집단대응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박지영 변호사 / 법무법인 주원]
“최근까지도 계속 전국적으로 제가 봤을 때 (소송을) 걸고 있는 거 같아요. 최근에도 저에게 계속 연락이 오고 있는데, 정말 20~30건 넘게 전화를 받은 거 같아요. 지금 최근에 받은 건도 피고만 9~10명 돼요. 그렇게..."

피소를 당한 사람들은 예외 없이 고 구하라씨가 당한 피해와 최종범씨에 분노하고 있는 구씨와 비슷한 20~30대 또래 여성이라는 것이 박지영 변호사의 말입니다.  

[박지영 변호사 / 법무법인 주원]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이제 보통 고소를 당했느냐 보면 저한테 전화오신 분이 단 한명도 빼놓지 않고 다 20대 여성분이었어요. 그리고 전과가 없었고, 한 줄 댓글을 단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그 댓글들은 '파렴치범이다‘ ’쓰레기같은 놈이다‘ ’양아치 같다‘ 등등..."

최종범씨가 한 행위를 감안하면 표현이 거칠긴 해도 이 정도 댓글도 달지 못 하냐고, 이에 대해 꼭 민형사 조치를 취해야 하냐고 박지영 변호사는 거듭 목소리를 높입니다.  

[박지영 변호사 / 법무법인 주원]
“최종범씨가 한 악행이잖아요. 지금 현재 1년 징역형을 살고 있는 데이트 폭력, 협박 그다음에 성관계 동영상. 다소 거친 표현이 이 사람에게 어울린다면 이런 것들이 용인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을 문제 삼는다면..."

결국은 비난 받을 행동을 했지만, 자신에 대한 거친 비난은 참지 않겠다는 건데 이런 행동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할 것도 없이 결국 듣기 싫은 말엔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박지영 변호사는 성토합니다.

[박지영 변호사 / 법무법인 주원]
“그런데 적반하장격으로 이렇게 하는 사람들은 비단 처음이 아니고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배구계 쌍둥이 자매도 죄송하다고 해놓고선 결국 첫 번째 행보가 악플러들 고소하는 거였고, 함소원씨 역시..."

승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박지영 변호사는 최종범이라는 ‘자연인’이 아닌 최씨의 ‘범죄 행위’에 대한 비판과 성토라면 설령 표현 수위가 다소 거칠거나 모욕적인 표현이 포함돼 있더라도 이길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박지영 변호사 / 법무법인 주원]
“댓글에 살인마다, 혹은 구하라씨의 죽음과 연결시킨 모욕적인 언사들이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모두 기각판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이 욕을 먹어 마땅한 사람에 대한 댓글을 달았을 때는 기각을..."

서울중앙지법에서 앞선 두 건의 판결도 일부 네티즌에 대해 10만원에서 3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지만, 판결의 주된 요지는 ‘행위에 대한 비판은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라는 것이 박지영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박지영 변호사 / 법무법인 주원]
“앞에 지금 두 번의 판결에 대해서도 기각이 된 것 중에 ‘쓰레기 같은 놈’, ‘파렴치한’ 이런 단어가 나와 있거든요. 그거에 대해 재판부는 뭐라고 했느냐. 정당한 여론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비판은 불가피하고 해당 비판이 꼭 바른 말로만 쓰여지진 않는다. 그래서 사회상규가 용인하는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위법행위가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두 승소할 것으로..."

그러니 모욕죄로 민형사 소송을 당했다고 해서 당황하거나 지레 겁먹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합니다.

박지영 변호사가 이번 사건을 일종의 공익소송처럼 집단대응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들 때문입니다. 

[박지영 변호사 / 법무법인 주원]
“뭘 모르다 보니 그냥 합의를 하려고 하신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거 정말 이길 수 있는 거고 답변서도 이렇게 조금만 준비해서 내면 되는데. 이렇게 욕먹을 만한 행동을 해서 욕을 했을 경우엔 기각이 된다 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래야 추후에 비슷한 일로 소송 거는 일이 없을 테니까요."

이번 사건 관련 최종범씨 측은 법률방송 취재팀의 연락에 특별한 입장을 밝혀오진 않았습니다. 법률방송 박아름입니다.

 

박아름 기자 ahreum-park@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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