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옥상에 개인 텃밭 가능할까... '집합건물 공용부분' 사용 허용 범위는
아파트 옥상에 개인 텃밭 가능할까... '집합건물 공용부분' 사용 허용 범위는
  • 유재광 기자, 강천규 변호사
  • 승인 2021.05.1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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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 공용부분 배타적 점유·사용시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 발생할 수도"

▲유재광 앵커= 대법원 주요 판례를 통해 일상에 도움이 되는 법률정보를 알아보는 '강천규 변호사의 잘사는 법(法)', 오늘(18일)은 집합건물과 공용부분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강 변호사님, 오늘은 어떤 판결 가져오셨나요. 

▲강천규 변호사= 요즘은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유명 연예인이나 기업가들도 단독주택에 사시다가 지금은 공동주택에 사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하면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에 사는 연예인으로 ‘더펜트하우스 청담’이라는 고급빌라에 살고 있는 장동건 고소영 부부가 꼽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공동주택, 집합건물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에 관한 법률문제도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집합건물 공용부분 사용에 관하여 문제가 되었던 최근 대법원 판결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구체적인 사안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강천규 변호사= 사실관계를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요. 김모씨와 이모씨가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총 26개동, 1천304세대로 구성된 아파트에 살고 있었습니다. 김씨는 A동에 이씨는 B동에 살고 있었습니다. 

서울 강남구청은 아파트 단지 공동체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옥상텃밭 자생단체 공모사업을 실시하였는데, 위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이씨가 살고 있는 B동을 포함하여 3개 동의 옥상에서 텃밭사업을 실시하도록 결정하고 강남구청에 공모사업 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이씨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강남구청에 공모사업 신청서를 제출할 당시부터 옥상 부분에 식재된 잔디를 제거하고 텃밭을 조성한 다음에 파, 고추, 토마토 등의 농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하였는데, 안타깝게도 위 아파트는 옥상텃밭 자생단체 공모사업에서 탈락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이씨는 계속해서 B동 옥상에 텃밭을 일구고 농작물을 재배하였는데, 몇 년이 흐르는 동안 입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습니다. 그런 가운데 A동에 살고 있던 김씨가 이씨를 상대로 재배하고 있는 농작물을 철거하고, 해당 옥상 토지 부분을 인도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좀 재미있는 사안입니다.  

▲앵커= 동도 다른데 왜 소송을 낸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네. 이렇게 큰 대단지 아파트에서 대표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정에 따라서 하는 것도 아니고 아파트 한 채 보유하고 있는 입주민 개인이, 그것도 동도 다른데 이런 소송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있으실 수 있는데요. 

이것은 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어떤 법률적 지위를 누리는지, 아파트 옥상의 소유자는 누구인지 등을 따져보면 쉽게 이해가 되실 수 있습니다. 아파트는 다른 건물과는 다르게 집합 건물이라고 해서 하나의 건물 안에 여러개의 소유권이 존재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본인이 살고 있는 내부 공간 외에 공동출입구, 계단, 엘리베이터, 복도, 옥상 등은 여러 세대의 소유자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형태, 일종의 공유물이 됩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해서 공유지분권자는 1명의 공유지분권자가 배타적으로 공유물을 사용하는 경우에 이것에 대해서 이제 점유 배제를 구하는 것이 가능한데요. 

우리 사안의 경우에도 여러 세대의 소유자가 함께 사용해야 할 옥상을 이씨가 개인 전용공간처럼 텃밭을 조성하고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니 다른 입주민이 이씨의 배타적인 점유와 사용을 배제해 달라, 이런 청구를 하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앵커= 이게 앞서도 여쭤봤는데, A동에 살고 있는 사람이 B동 옥상을 쓰는 사람에게 ‘치워라’라고 하는 게 가능한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네. 그 부분이 이 사건 재판의 쟁점이 되었는데요.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아파트 여러 동이 있는데 다른 동도 과연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인가가 쟁점이 됐습니다. 일단 아파트와 같은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전체공용부분과 일부공용부분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전체공용부분은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용에 제공되는 부분을 이야기 하는 것이고, 일부공용부분은 구분소유자들 중 일부가 사용할 수 있는 그런 공용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안으로 돌아와 보면 B동 옥상이기 때문에 이 B동 옥상이 그 아파트 전체 소유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냐, 아니면 B동에 살고 있는 그 세대에 사는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는 일부공용부분이냐 이 부분이 쟁점이 됐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서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앵커= 이 사건 1심, 2심 판결이 갈린 것 같는데, 2심에선 인용이 된 모양이네요.

▲강천규 변호사= 네. 항소심 법원은 이 사건 아파트의 각 동의 옥상은 해당 동의 구분소유자들만의 공용에 제공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을 하였는데, 쉽게 말해 다른 동 주민들도 해당하는 전체공용부분이라고 판단을 한 건데요. 그 이유를 살펴보면요. 

이제 각 동의 옥상도 있고, 엘리베이터도 있는데 그 부분과 관련한 관리비를 옥상이 있는 해당 동의 구분소유자들만 내는 것이 아니고 전체 아파트 소유자들이 ‘전유부분 면적’에 따라서 관리비를 부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B동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이런 논리를 한 가지 들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이 사건 아파트가 총 26개 동으로 구성돼 있는데, 7개 동 옥상에는 이동통신사의 중계기가 설치가 돼 있었습니다.

이 경우 그 편익을 B동에 있는 아파트 소유자들만 누리는 게 아니라 모든 세대가 다 누리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아파트 옥상에 무엇을 설치하느냐에 따라서 그로 인한 편익이 전체 구분소유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면 이것이 일부 구분소유자에게만 제공되는 공용부분이라고 볼 수 없다, 이렇게 판단을 했습니다. 

▲앵커= 살짝 알쏭달쏭한데, 대법원에서는 어떻게 판단한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대법원은 이런 이용 상황보다는 건물의 구조에 따른 객관적 용도, 이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을 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다른 동 구분소유자들은 기본적으로 관리사무소의 승인을 얻어야만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건물의 구조에 따른 이 사건 옥상의 이용 가능성에 대해서 따져보면 B동 구분소유자와 B동 구분소유자 아닌 분들하고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 드렸던 7개 동 옥상에 이동통신 중계기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편익이 다른 동의 구분소유자들에게 미치기는 하지만 이는 반사적 이익의 귀속에 불과한 것이고, 그러한 이용 상황의 변화가 있다고 하여 객관적으로 일부공용부분이었던 것이 전체공용부분이 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렇게 판단을 했습니다. 

▲앵커= 잘 사는 법, 오늘 내용 정리해 주신다면요. 

▲강천규 변호사= 아파트나 빌라와 같은 공동주택에 사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공동생활을 둘러싼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흔히 나오는 것이 전유부분의 생활과 관련해서 층간소음 문제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고, 오늘처럼 공용부분의 독점적 사용이나 배타적 사용 등을 둘러싼 갈등도 매우 빈번하게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공용부분은 사실 말 그대로 해당 부분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공용부분에 어느 한 입주민이 배타적으로 물건을 적치한다든지, 우리 사안과 같이 텃밭을 일군다든지, 농작물을 재배한다든지, 이런 행동을 하여 다른 입주민이 해당 공용부분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든다면, 다른 입주민이 이러한 배타적 점유를 배제해 달라 이런 청구를 할 수가 있고요. 

오늘 살펴 본 사안의 경우 김씨가 A동 주민이었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이런 판단을 받은 것이지, 만약 B동 주민이 이씨를 상대로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면 결론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요즘에는 공용부분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분들에 대해서 다른 구분소유자들께서 부당이득반환청구를하는 경우들도 있으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공동생활을 하실 때에는 좀 주의를 기울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말씀하신 대로 공동생활 하는 데 있어서는 서로서로 조금씩 배려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강천규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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