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법륜도 그리는 마음으로"... '내부거래 해설과 쟁점' 쓴 정종채 변호사
"초전법륜도 그리는 마음으로"... '내부거래 해설과 쟁점' 쓴 정종채 변호사
  • 왕성민 기자
  • 승인 2021.05.1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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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내부거래 타파가 사회적 책임경영의 시작... '오너'라는 역린 넘어서야"

[법률방송뉴스] 내일(19일)은 불기 2565년을 맞는 ‘부처님 오신 날’인데요.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뒤 처음으로 불법을 전파한 경이 있습니다. 

불교에선 ‘초전법륜경’이라고 하는데요. 부처님의 첫 말씀을 전하는 그림, ‘초전법륜도’를 사무실에 걸어놓고 초심을 간직하는 변호사가 있다고 합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를 거쳐 사시에 합격해 법조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종채 변호사가 그 주인공입니다. 

정종채 변호사가 간직하고자 하는 ‘초심’은 무엇인지, 책과 사람들, ‘내부거래 해설과 쟁점’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한 정종채 변호사를 왕성민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서울 역삼동 '법무법인 정박' 정종채 대표변호사 사무실입니다.

변호사 사무실에 흔히 있을 법한 법률서적 책장 옆으로 약간 낯선 그림이 눈에 띕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사경화라고 합니다. 이 그림의 의미가 뭐냐면 이게 '초전법륜도'거든요. 뭐냐면..." 

초전법륜도(初轉法輪圖). 

석가모니가 윤회의 불법을 깨달은 뒤 다섯 도반에게 처음으로 깨달음을 설파한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입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이제 그 득도하시고 난 다음에 처음으로 법륜을 돌리는 그거, 그 그림을 그린 것이고" 

그러고 보니 초전법륜도 아래엔 중국 선종 1대 조사로 불리는 달마대사 그림이 있습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사실 이 달마도는 저희 어머니가 이제 독실한 불자시고 제가 예전에 (고시) 공부를 할 때 시험에 꼭 합격하라는 의미에서 이제 스님께 부탁을 드려서 얻어온 작품이고요. 그때부터 제가 방에 걸어놓고 계속가지고 다니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정종채 변호사는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세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관료 출신으로 지난 2000년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법조인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달마도나 초전법륜도 같은 불화(佛畵)를 사무실에 걸어두고 있는 건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종채 변호사의 말입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이제 사실은 이 초전법륜도가 제 방에 걸려있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거는 우리 변호사들도 사실 법을 다루지 않습니까. 법륜을 돌리면서 세상을 이롭게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염원을 담아가지고..."

미국 시라큐스 대학 MBA 석사와 캘리포니아 주 변호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고 있는 정종채 변호사는 국내 5대 로펌에 속해 있는 대형 법무법인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 제기된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 소송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대리해 소송을 수행하는 등 대형로펌에서도 이른바 잘 나가는 변호사였습니다.   

하지만 잘나갈수록, 지위가 올라갈수록 어느 순간 가슴 한쪽엔 뭔지 모를 아쉬움과 갈증 같은 것도 함께 커졌습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그러니까 이제 회사를 대표하는 지위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제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특히 조세나 공정거래 쪽도, 특히 경제민주화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있어가지고 낼 수 있는 저의 생각을 (밖으로)낼 수가 없었어요. 심지어는 제가 페이스북에 어떤 사안에 대해서 제 논평을 하면 경영진에서 '글을 내려라' 라고 하시기도 하고..."

정종채 변호사는 결국 2019년 안정적인 대형로펌의 파트너 변호사 자리를 박차고 나와 독립을 결심합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그래서 그래도 이제 어느 정도 이 사회에서 책임 있는 변호사로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독립을 했습니다. 특히 이제..."

독립하고 나서 업계의 주목을 받은 이른바 ‘첫 작품’은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불공정 갑질 행위 공정위 집단신고’입니다.

이른바 ‘인앱(in-app) 시스템’을 통해 앱 개발자들에게서 수수료의 30%를 일괄적으로 징수해가는 구글 결제 시스템을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문제 삼고 나선 겁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그 인앱 결제 앱마켓에서 모든 앱에 대해 가지고 30%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하게 됐습니다. 이 부분이 사실은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의 앱 사업자와 모든 콘텐츠 제공자들을 사실 '디지털 소작농'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이에 대해서 반독점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했고..."

정종채 변호사의 이같은 행보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 발의로 이어지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전기통신사업법에 그런 운영체계 사업자들의 반경쟁행위를 막는 조항을 집어넣는 입법을 했었거든요. 그거에 대해서는 외국의 많은 규제법 매체에서 아주높이 평가를 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 그래서 지금도 진행 중이고요. 아마 올해 하반기 정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그 구글이 반독점 행위에 대해서 아마 심사보고서를 제출하고 기소할 것 같습니다." 

최근 출간한 '내부거래 해설과 쟁점(공정거래법, 세법, 상법, 형법)'은 정종채 변호사가 평소 가지고 있던 '내부거래' 이슈와 관련한 문제의식을 집대성한 저작입니다.   

내부거래를 주제로 상법과 경제법, 세법, 형법 등 공법과 사법을 망라해 하나로 엮은 해설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정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특히 상법적인 논쟁에 있어가지고는 한국에서의 판례나 논의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국의 판례와 그 논문들을 찾아서 반영하는 과정에서 제가 아주 많이 힘들었고 그 또 양 국가 간의 법제를 연결시키는 과정도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공정거래 관련 정종채 변호사가 특히 주목하는 지점은 재벌기업들 사이에 만연한 ‘내부거래’입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내부의 본인들의 CFO라인, 재무담당자들과 그 다음에 내부 사내변호사끼리 해결을 하고 아주 꼭 필요한 일에 대해서만 로펌에다가 질의를 하고 그 다음에 사건이 생길 경우에 대응만 맡기는 거지, 이게 지금까지는 매우 매우 은밀하게 기업 비밀이라고 보니까..."  

이런 내부거래는 창의적인 자생적 유니콘 기업의 출현을 가로막고,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왜냐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신산업들은 게임이나 이런 게 아닌 이상은 모두다 계열사들의 지원을 받고 사업을 사실 금수저로 시작을 하잖아요. 그러니까 흙수저 사업가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성공하는 게 매우 어려워졌고..."

그나마 기존 거대 기업들의 경쟁력도 갉아 먹는다는 것이 정종채 변호사의 지적입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사회적 책임 경영, 이른바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경영의 구현도 이 내부거래 문제 해결 없인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정종채 변호사는 강조합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바람직하지 않은 내부거래를 줄이고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게 핵심이에요. S(social)와 G(governance)의 핵심은 바로 내부거래에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은 ESG의 핵심이고..." 

4차 산업혁명의 대전환기를 거치고 있는 우리 경제의 한 단계 높은 도약을 위해선 내부거래 규제에 대한 보다 혁신적이고 전략적이고 법치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책의 결론이자 정종채 변호사의 소신입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사실 많은 에너지와 노력을 퍼부었거든요. 그래서 이 책이 뭐 잘 팔리는 것도 당연히 저한텐 좋지만 우리 법조계, 특히 내부거래와 관련된 분야에서 연구나 또는 실무에 시작점이 돼가지고, 마중물이 돼가지고 더 큰 강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행시 출신 행정가에서 법률가로, 안정적인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를 스스로 박차고 나온 어떻게 보면 돈키호테 같은 변호사.

정종채 변호사에게 책임 있는 기업인의 자세와 역할을 묻는 질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습니다. 

[정종채 변호사 / 법무법인 정박]
"역린을 건드려서는 살아남을 수 없지만 우리 법체계상 우리 기업에 계신 분들의 본인, 주인은 기업이지 오너는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 주주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결정을 하고 조언을 해야지 오너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해서는, 그게 월급쟁이들의 숙명이라고 얘기하는 거 가지고는 사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왕성민 기자 sungmin-w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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