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 책임”... 가상화폐 고수익 확신 투자금 유치했다가 쪽박, 사기죄 성립하나
”내가 다 책임”... 가상화폐 고수익 확신 투자금 유치했다가 쪽박, 사기죄 성립하나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1.05.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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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피해자들 기망한 사실 및 편취할 고의도 없어... 사기죄 불성립"
법원 "6개월에 2배 수익 막연한 생각, 지급 계획 없어" 징역 6개월 실형

[법률방송뉴스] 판결문을 통해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판결의 재구성’, 오늘(24일)은 가상화폐 사기 얘기해 보겠습니다.

건강식품 유통업을 하는 60살 김모씨는 2019년 1월 17일, 대구의 한 가상화폐 지점 인근 식당에서 A씨를 만나 자신을 해당 지점 센터장이라고 소개하고 3천300만원을 투자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원금은 보장해주고 일주일 후부터 매일 100만원씩을 주겠다"는 달콤하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한 유혹이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가상화폐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과 이익을 보장해준다는 말에 홀린 듯이 넘어가 3천300만원을 김씨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김씨는 여러 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500만원에서부터 1천만원 이상, 모두 더해 총 6천730만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내용은 대동소이했습니다. 원금은 보장해주고 일정 기간 뒤에 투자금에 따라 하루 소정의 금액을 이익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식이었습니다.

빠르면 한 달 정도면 투자원금을 회수한다는 말을 믿고 피해자들은 돈을 건넸지만, 말짱 일장춘몽이었고 약속한 이익금은커녕 결국엔 원금마저 모두 날렸습니다.

형법상 사기죄로 기소된 김씨는 재판에서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사기죄는 상대방을 기망해서, 그러니까 고의로 속여서 재산상 이득을 취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처음부터 속이려는 고의가 있어야 성립하는데, 김씨는 자신이 속이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정말 이익이 날 것이라 생각해서 투자를 권유한 것일 뿐 사기 칠 생각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항변한 겁니다. 

실제 김씨는 피해자에게 ”코인 투자 후 6개월 정도면 투자금의 2배가 오를 수 있고, 투자원금을 보장해주며, 손해가 발생하면 내가 다 책임지겠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경찰 피의자신문에서도 김씨는 ”6개월 후 2배가 된다는 사실은 어떻게 확신했나“라는 질문에 ”해당 사이트에도 기재되어 있었고, 서울에서 먼저 하던 사람들한테 비전 자료를 들어보고 판단한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김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가상화폐를 통해 반드시 고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일종의 ’확신범‘이라 볼 수 있습니다.

1심 재판부인 대구지법 제11형사단독 이성욱 판사는 하지만 김씨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1. 5. 18. 선고 2020고단4091, 6181(병합) 판결)

재판부는 먼저 김씨에 대해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가상화폐 사이트에 기재된 내용이나 다른 사람의 설명만 듣고, 실제 가상화폐의 가치나 수익성에 관하여 잘 알지도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원금이 보장되고 6개월 정도면 투자금액의 2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을 뿐, 실제 가상화폐 투자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에게 투자원금이나 수익금을 지급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는 게 재판부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이에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투자금 이상의 상당한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들에게 원금 이상의 상당한 수익을 보장할 것처럼 기망하여 투자금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김씨 본인의 '확신' 여부와 상관없이 '기망' 의도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피해자들에게 투자 초기 수익금 명목으로 일부 금원이 지급된 데 대해서도 재판부는 ”소위 돌려막기를 할 계획이었다“며 ”애초 고수익을 보장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기 전과가 있는 김씨가 누범 기간에 자중하지 않고 동종 범죄를 저지른 점,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는 점은 양형에 불리한 정상으로, 피해자들 전부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징역 6개월 실형 양형사유를 밝혔습니다.  

’사기‘라는 게 당할 때는 정말 뭐에 홀린 듯 자신도 모르게 물귀신에 끌려 들어가듯 당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일확천금, 고수익, 꿀알바... 이런 것들이 있다면 자신이 직접 안 하고 왜 다른 사람들한테 넘기려 하는지, 한번쯤 멈춰서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합니다. ’판결의 재구성‘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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