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한 적 없는 여론조사, 마치 실시된 것처럼 말했다면?... 공직선거법과 '왜곡 공표'
실제 한 적 없는 여론조사, 마치 실시된 것처럼 말했다면?... 공직선거법과 '왜곡 공표'
  • 신새아 기자, 강천규 변호사
  • 승인 2021.09.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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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 알려도 다수에 전파 가능성 있다면 ‘공표’
“구체적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 전파될 가능성 있어야”

▲신새아 앵커= 대법원 주요 판례를 통해 일상에 도움이 되는 법률정보를 알아보는 강천규 변호사의 '잘 사는 법(法)', 오늘(7일)은 왜곡된 여론조사결과 공표금지에 대해 얘기 해보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판결 가져오셨나요. 

▲강천규 변호사(법무법인 YK)= 20대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됐고요. 이런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오는 9월 10일부터 선거법 위반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선거 국면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는 것이 여론조사인데요. 오늘은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 ‘공표’와 관련된 최근 대법원 판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앵커= 구체적인 사안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강천규 변호사= 김씨는 2018년 6월 13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의회 도의원으로 당선되었는데요. 선거일 전인 2018년 6월 4일 자신의 선거구민인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자체 여론조사 했는데 28%p 앞서고 있다. 거의 30%, 28.5% 이긴 걸로 나왔다. 이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야. 성당은 몰표야. 거기는 거의 80% 이상 먹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김씨가 후보로 등록한 이래 해당 선거구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조사가 실시된 사실이 없었는데요. 이에 김씨는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여 공표하였다는 이유로 기소가 되어 재판을 받게 된 사안입니다.

▲앵커=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여 공표한 경우 이를 형사 처벌하는 규정이 있나요.

▲강천규 변호사= 네. 그렇습니다. 공직선거법 제96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여 공표 또는 보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52조 제2항은 "이를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여론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이용해서 선거인의 판단에 잘못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려는 취지의 규정입니다.

▲앵커= 이 사안의 경우 여론 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는데도 여론조사 결과 28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말을 한건데. 이처럼 여론조사를 하지도 않고 한 것처럼 이야기 한 것도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네. 우리 대법원은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는 행위에는 △이미 존재하는 여론조사결과를 인위적으로 조작·변경하는 행위, △실시 중인 여론조사에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여 그릇된 여론조사결과를 만들어 내는 행위 외에도 △실제 여론조사가 실시되지 않았음에도 마치 실시된 것처럼 결과를 만들어 내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안의 김씨의 경우 선거구민인 이씨 단 한 명에게 이와 같은 말을 한 것인데, 이것도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한 것이라고 봐서 처벌을 할 수 있나요.

▲강천규 변호사= 공직선거법 제96조 제1항의 행위태양인 ‘공표’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를 널리 드러내어 알리는 것을 말합니다.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만 왜곡된 여론조사결과를 알리더라도 그를 통해서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처벌이 될 수 있는데요, 우리 사안의 경우가 이에 해당되는지가 재판의 쟁점이 되었습니다.

▲앵커= 우리 대법원의 판단은 어땠나요.

▲강천규 변호사= 우리 대법원은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 알리는 행위가 왜곡된 여론조사결과의 ‘공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왜곡된 여론조사결과’로 인정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는 정보가 그 한 사람을 통해서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안의 경우 김씨는 전화를 걸어 안부 인사 겸 지지를 부탁하면서 여론조사결과를 말하였는데 통상적으로 구두에 의한 정보의 전달은 그것이 활자화되거나 녹음‧녹화되지 않는 이상 구체성이 그대로 유지되어 전파되기 어렵고, 김씨에게 전파가능성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했습니다.

▲앵커= 잘 사는 법(法), 오늘 내용 정리해 주신다면요.

▲강천규 변호사= 오늘 살펴본 사안의 경우에는 무죄 취지로 판결이 났지만,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전화가 아닌 카톡이나 문자 기타 SNS를 통해서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낸 경우에는 단 한 명에게 보냈다고 하더라도 ‘공표’로 인정되어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시기를 당부드리고, 선거의 모든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모두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설마’하며 안일한 생각으로 한 사람에게라도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를 말했다간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신새아 기자, 강천규 변호사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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