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윤창호법' 일부 위헌 결정... 법조계 "민식이법도 헌법소원 제기될 가능성"
헌재 '윤창호법' 일부 위헌 결정... 법조계 "민식이법도 헌법소원 제기될 가능성"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11.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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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7 대 2로 위헌 결정... "음주운전 2회 가중처벌 과도"
/법률방송 그래픽=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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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를 징역·벌금형으로 가중처벌하게 한 도로교통법 조항, 이른바 '윤창호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습니다.

헌재는 오늘(25일)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어긴 혐의로 재판을 받던 A씨 등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재판관 7 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해당 조항은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을 2~5년의 징역형이나 1000만~2000만원의 벌금형으로 가중처벌하게 했습니다. 지난 2018년 부산 해운대구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고 윤창호씨 사건을 계기로 개정되면서 해당 조항은 이른바 '윤창호법'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다수 의견 재판관들은 이 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을 위반했다고 봤습니다.

헌재는 음주운전 전과가 있다고 해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나중에 일어난 범죄를 가중처벌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령 과거 위반행위를 했던 시점이 10년 이상 전이고 이후 음주운전을 했다고 가정할 때, 이를 두고 ‘반복적인 행위’라고 평가하긴 어렵다는 것입니다.

해당 조항에 대해 헌재 재판관들은 "가중 요건이 되는 과거 음주운전 금지 규정 위반 행위와 처벌 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 금지 규정 위반 행위 사이에 시간적 제한이 없다"며 "과거의 위반 행위가 형의 선고나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전과일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범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범을 가중 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같은 음주운전이라고 할지라도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운전 차량 종류 등에 따라 그 위험 정도가 다를 수 있는데 현행법대로라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범행까지 지나치게 엄벌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헌재는 "반복적 음주운전에 대한 강한 처벌이 국민 일반의 법 감정에 부합할 수는 있으나 결국 중벌에 대한 면역성과 무감각이 생기게 돼 법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법질서의 안정을 해할 수 있다"며 "재범 음주운전을 예방하는 조치로 형벌 강화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대 의견을 낸 이선애·문형배 재판관은 "음주운전 전력을 가진 운전자가 또 음주운전을 해 교통안전을 해하고 무고한 국민 일반의 생명, 신체, 재산을 위협한 경우를 초범 음주운전자와 동일한 기준으로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법자의 평가가 재량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소수의견을 냈습니다.

이어 "처벌 대상에 상대적으로 죄질이 가벼운 유형의 재범 음주운전이 포함될 수 있다고 해도 징역형 외에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규정돼있고 구체적 사건에서 양형요소를 고려해 집행유예 선고나 선고유예도 가능하다"며 "위헌으로 선언될 정도로 비례성을 일탈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정경일 변호사(법무법인 엘엔엘)는 먼저 헌재의 결정이 피해자가 아닌, 음주운전 운전자 중심으로 내린 판단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정 변호사는 "사실 기존에 음주운전 하는 경우 무조건 면허취소 하는 규정에 대해 합헌 결정한 적도 있었다"며 "그것과 비교하면 정도의 차이일 뿐 음주 운전자 위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판결"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물론 처벌이 가혹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법정형 범위 내에서 충분히 억울하거나 참작이 가능한 부분도 있을 것인데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지금껏 음주운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라던 입법 취지와는 퇴행한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앞으로 스쿨존 발생 교통사고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민식이법' 또한 위헌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 변호사는 "민식이법이 만들어지기 전에도 스쿨존 교통사고에 대해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었다"며 "그런데 같은 사고에 대해서 '가중처벌' 하면서 형량을 높여놨다"고 먼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창호법 위헌에 이어서 그러면 이것도 '위헌'으로 하면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으로 처벌하고 민식이법을 만들어서 가중처벌 하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너무 가혹한 거 아니냐' 하면서 또 헌법소원 제기할 여지도 없지 않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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