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체포특권' 호소도 안 통하자 "대표 팔아먹은 의원 색출"
새 원내대표 선출, 강경파 공고화 가능성... "정국 마비 계속될 것"
尹 정부 국정운영도 제동.. "이제 경제의 시간" 설득 들어간 국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오후 촛불행동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오후 촛불행동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를 팔아먹었듯 같은 당 국회의원이 같은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 윤석열 정권의 정적 제거와 야당 탄압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 행위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국회 시계가 민생에 맞추어 움직여야지, 이재명 대표에게 맞추어 움직여선 안 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초유의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과 그 책임에 따른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 총사퇴.

제1야당 원내대표까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당장 정기국회부터 마비됐습니다.

여당으로서는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민생 법안과 예산안 처리가 시급하지만, 협상 창구인 야당 원내 사령탑이 사라지게 된 실정입니다.

하지만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야당 지도부는 이른바 '반란자' 색출 등 더 강경한 태세를 취하고 있어, 정국은 혼돈의 폭풍 정점으로 휘말려 들 전망입니다.

◇추석 연휴 전 새 원내대표, 선출해도 문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어제(21일)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무효 10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박광온 원내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표결 결과가 당 지도부 논의·요청·설득과 다른 방향으로 나왔기 때문에 그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민주당에선 박 원내대표와 함께 조정식 사무총장, 사무총장직 산하 정무직 의원 모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 대표는 사퇴서 수리 전까지 정상 근무할 것을 지시했지만, 박 원내대표는 당장 오늘(22일) 최고위원회부터 자리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최고위는 정청래 최고위원 발언으로 시작했는데, 야당 기조는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 최고위원은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해 "총선을 앞두고 볼썽사나운 구태정치를 재현했다"며 "끊임 없이 이 대표를 흔들겠지만, 우리 지도부는 끝까지 이 대표 곁을 지키겠다. 이 대표 사퇴는 없다. 이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일로매진할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음모와 횡포, 탈선으로 당이 혼란스럽지만, 빛의 속도로 정상화시키겠다"며 "이 대표로 더 단단하게 똘똘 뭉쳐 윤석열 정부 폭정에 맞서 더 가열차게 싸우겠다"고 부각했습니다.

당 지도부는 박 원내대표 후임을 추석 연휴 전 선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가 구속 기로에 있고, 당내 강성 지지층과 친명계 목소리가 더 커진 상황이란 점에서 온건파보단 강경파 의원 중 원내대표가 추대될 거란 전망이 현재는 우세합니다.

전날 사퇴한 박 원내대표는 온건파·비명계로 분류됐습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국회에서 열린 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대표·국무총리·현직검사 거취 날린 野... "정기국회 끝났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포함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선 세 개의 신기록이 나왔습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전후로는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과 현직 검사 탄핵소추안도 가결됐는데요.

총리 해임건의안 가결과 현직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건 헌정사상 처음입니다.

정치권 관계자는 <법률방송>과 통화에서 이같은 정국 분위기를 언급하며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는 사실상 끝났다"며 파행을 예상했습니다.

세 개 신기록을 만든 건 모두 민주당.

이런 거대 다수당이 폭탄급 격랑에 휩싸인 상황에서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나아가선 예산심의 등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겠느냐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선입니다.

실제 전날에만 해도 중대 범죄자 검거 당시 모습을 보여주는 '머그샷'을 공개하는 법안 등 기존 예정한 본회의 상정 안건 수십건이 모두 보류됐습니다.

오는 25일 본회의 표결이 예상되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도 불투명하고, 야당이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등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면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대표는 오는 26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는데,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정국 경색은 더욱 심화할 공산이 큽니다.

내년 총선까지 이 대표가 공천권을 쥐는 옥중 공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영장이 기각돼 이 대표가 국회로 돌아오더라도 강성 지지층과 비명계 간 갈등 같은 내홍은 장기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각에선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거론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예상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예상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與 "끝 없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 국민 품 돌아오라" 설득 착수

국민의힘은 정국 추세를 지켜보며 야당의 국회 복귀와 법안 처리 협조 등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먼저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 대표 체포안 가결과 관련해 "이제 국회가 사법 처리를 법원에 맡기고, 무너진 정치를 복원해 민생을 챙기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방탄이란 족쇄를 벗고 당대표 개인을 위한 사당에서 국민을 위한 공당으로 돌아올 기회이며,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부각했습니다.

또 "국민의 삶과 무관한 정쟁 이슈로 국민이 부여한 입법 권력을 남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여당뿐 아니라 국민 다수의 공통된 바람"이라며 "현재 국회에는 여야가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 산적했다"고 우려를 전했습니다.

같은 당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방탄의 시간이 지났다. 이제 민생의 시간이고, 경제의 시간"이라며 민생 고통 경감과 경제 활성화에 매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 대표 방탄을 위한 극한 투쟁 대신 정기국회 민생 현안을 두고 극강 대결을 펼치자는 게 국민의힘 입장입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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