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준법감시, 플랫폼 규제 대응... 유니콘 기업 '핵심 과제'
"중견 변호사 유니콘 기업 진출, 변호사 시장 창출로 이어져"

[법률방송뉴스] 내로라하는 오랜 경력의 중견 변호사들의 유니콘 기업 진출 현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이면서 창업한 지 10년이 안 된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말하는데요.

최근 ESG 경영, 준법 경영 등 기업들을 둘러싼 사회적 요구가 뜨거운 가운데, 여야를 막론한 플랫폼 규제까지도 이러한 중견 로펌 변호사의 유니콘 기업 이동 현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변호사 3만여명 시대, 유니콘 기업에 진출한 경력 변호사의 역할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1년 1월 기준 한국의 유니콘 기업 리스트입니다.

기업가치 1위 쿠팡과 기업가치 2위이자 전 세계에서 월 이용자수가 가장 많은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운영사 크래프톤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출신 강한승 변호사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한 뒤, 올해 3월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하며 유니콘 기업 리스트에서 제외됩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1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함으로써 기업공개(IPO)를 통해 엑시트(Exit) 해 유니콘 기업 리스트에서 제외됐습니다.

이후 곧바로 '공정거래 전문가' 박종명 변호사를 법무실장으로 영입했습니다.

두 기업이 빠진 뒤, 2021년 하반기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기업가치 6위에서 4위의 유니콘 기업으로 떠올랐습니다.

무신사 역시 지난 4월 법무법인 세종에서 10년 가까이 활동한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로 활약한 이재환 변호사를 법무실장으로 영입했습니다.

[이재환 변호사 / 무신사 법무실장]
"로펌에서 주니어 파트너급 정도 분들이 많이 그중에 네이버·카카오를 비롯한 새로운 유니콘 계열에 들어가는 회사들에 많이 진출을 하게 되는 것 같고 그 이유가 아무래도 여러 가지 성장 가능성, 새로운 영역에서 먼저 빨리 깃발을 꽂아서 능력을 발휘해보려고 하는..."

유니콘 기업의 덩치가 커짐과 동시에 ESG 경영이나 준법 경영, 정부·여당의 플랫폼에 대한 규제 등 사회적 요구가 늘어나면서 이들은 기업 안팎의 리스크 관리라는 과제를 맡았습니다.

크래프톤의 박 실장은 직장 내 괴롭힘이나 포괄 임금제 등 사내 컴플라이언스와 노무 문제 해결의 총대를 멨습니다.

무신사의 이 실장 역시 "핵심 업무가 사내 컴플라이언스와 리스크 관리, ESG 경영 등"라며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덜 문제 되는 방식으로 유도한다는 점에서 이들 업무가 80% 정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환 변호사 / 무신사 법무실장]
"파인튜닝 할 것들을 찾아서 '이것은 이렇게 진행하면 리스크가 있으니까 이런 방식으로 하면 어떻겠냐'라든지 제안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되고요. (경영을) 잘 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끌어가는 역할이라고..."

지난달 말 갓 유니콘 기업에 입성한 당근마켓은 법무법인 세종 출신 '반독점법 전문가' 천준범 변호사를 최근 법무대외협력실장으로 영입했습니다.

천 실장은 기업 위기관리 및 인수합병을 주로 담당했고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으로도 활동했습니다.

중고거래 등 소비자간 거래 시장의 선두주자인 당근마켓은 최근 플랫폼 규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천 실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당근마켓은 설립 초기부터 인연이 있었고, 2019년부터 정식 자문하고 있었다"며 "사업적으로는 이제 시작이니 많이 응원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중견 변호사들의 유니콘 기업 진출 현상에 대해 이완근 사내변호사협회장은 "유니콘 기업이란 이름 자체가 '신산업'"이라며,

"종전엔 없던 산업들이니만큼 새롭게 생기는 규제들에 빠르게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완근 변호사 / 사내변호사협회장]
"신산업 규제에서의 대응이라는 것은 이미 규제가 생긴 다음에 규제를 따라가면 늦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산업의 성장 방향이라든지 이런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이런 것을 잘 형성해나가는 부분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그런 부분을 담당하려면 사실 어느 정도 시장에서 검증된 변호사님들이 필요하기든 하거든요, 성격상."

그는 변호사 3만여명, 변호사 포화상태라고 말하는 시점에 이같은 현상은 "시의적절"하다고 덧붙입니다.

이완근 협회장은 "실력 있는 중견 변호사들이 유니콘 기업 곳곳에 포진하면 ESG 경영, 준법감시, 신산업 규제대응 등 종래에 없던 분야에 대한 새로운 변호사 시장의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완근 변호사 / 사내변호사협회장]
"이러한 추세가 계속 강화되고 사람을 계속 뽑는다는 것은 그분들이 기업의 니즈에 의해서 가셨는데, 그 니즈의 이상을 감당하고 계신 것이기 때문에 계속 뽑는 거란 말이에요. 앞으로 계속 이렇게 될 거다, 이런 추세에서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주셔서 지금 법률시장이 포화돼..."

장래에 있을 기업 리스크 예측과 관리 그리고 국내외 투자자들에 대한 발 빠른 대응 등도 이들에게 맡겨진 숙제입니다. 중견 변호사의 유니콘 기업 진출 현상이 새로운 변호사 시장 창출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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