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딜레마 ①] "교통법규 다 지키면 최저시급도 못 번다"... '사지'로 내몰린 배달 라이더
[배달의 딜레마 ①] "교통법규 다 지키면 최저시급도 못 번다"... '사지'로 내몰린 배달 라이더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1.10.0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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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역 라이더 사망사고... 네티즌 "교통법규 준수했어야"
코로나19로 배달 음식 주문↑... 라이더들 "배달 압박 받아"

▲신새아 앵커= 안녕하십니까. 'LAW 포커스' 신새아입니다. 제 옆에는 김해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어서오세요. 

▲김해인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요즘 코로나19로 자연스럽게 배달 앱을 통해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분들이 많아졌잖아요. 그런데 이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오른 사회적 이슈가 있어 오늘 관련 내용 준비하셨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코로나19 확산 후 배달 주문량이 늘면서 자연스레 배달 노동자들, 소위 ‘라이더’ 숫자도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배달 라이더들의 난폭 운전이 도를 지나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어 논란인데요. 

이게 비단 라이더들 개개인의 단순 운전습관의 문제인건지, 시민들은 배달 라이더들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등을 현장 취재를 통해 직접 알아봤습니다. 영상 먼저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구 선릉역 교차로. 

지하철 역 인근 도로 한 켠엔 여러송이의 국화꽃과 소주병이 놓여있고, 메모가 적힌 포스트잇들이 붙어있습니다. 

한 배달 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입니다.  

사건은 약 한 달 전, 지난 8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42살의 배달 라이더 A씨는 선릉역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뒤에서 출발하던 23톤 화물차에 깔려 숨졌습니다. 

당시 배달 시간에 쫓기던 A씨는 화물차 앞에 들어와 멈춰 섰고, 높은 운전석에 앉은 화물차 운전자는 이 상황을 보지 못한 채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끔찍한 참변은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은 사고 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라이더 A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이었습니다. 

“그러게 왜 불법 끼어들기를 했나”, “신속 배달도 좋지만, 교통법규를 준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A씨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이륜차 배달이 급증하면서 난폭 운전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그 비난의 화살은 라이더들에게 쏠리고 있습니다. 

[임승진 / 서울 서대문구]
“저는 오토바이 배달원의 실수가 좀 더 크다고 생각해요. 안 지키는 분들도 되게 많고 끼어들기가 되게 많아서 직접 운전할 때도 그렇고 끼어드시는 분들이 되게 많거든요. 그래서 무분별한 끼어들기 때문에 사고가 많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박상준 / 서울 양천구]
“오토바이가 보통 신호도 많이 무시하기도 하고 사잇길로 가잖아요. 틈 사이로 많이 지나가다보니까. 워낙 많아서 그런지 조금 안 지키는 분들도 되게 많고 되게 위험한 것 같아요.”

[도명만 / 대전 유성구]
“무질서하죠. 배달하는 애들이 무법천지처럼 이렇게 하고 다니니까 부딪히기도 하고. 지나다니다 보면 느닷없이 앞으로 확 지나가고 그러니까 건널목 같은 데 신호를 안 지키고 그냥 지나갈 때도 있고. 그런 거 보면 위험하잖아요.”

실제로 이륜차 사고는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배달이 많아지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륜차 교통사고는 지난 2018년 1만7천611건에서 2020년 2만1천258건으로 3년간 약 21% 증가했습니다. 

올해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5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11명) 늘어난 가운데, 이중 절반이 넘는 58.6%(34명)가 배달 종사자로 조사되며 배달 이륜차의 사고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암행순찰차 등을 동원해 특별 단속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양우철 / 경찰청 교통안전과장]
“코로나19로 인해서 배달오토바이의 증가가 계속됨에 따라 여러 가지 교통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청에서는 중앙선 침범, 안전운전 불이행, 기타 교통법규 위반에 대해서 앞으로 3개월 동안 대대적인 단속을...” 

거리에 쏟아지는 라이더들, 그리고 이들을 향해 속칭 ‘딸배’라는 멸시의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배달 라이더들의 무리한 주행을 꼭 이들만의 잘못으로 봐선 안 된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교통상황과 관계없이 무조건 빠른 시간 안에 배달을 해야 한다는 주변의 압박이 라이더들을 범법행위로 모는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지은 / 서울 강남구]
“아무래도 손님이 “빨리 오세요”라고 전화를 막 하고 항의전화가 오니까. 빨리 받고 싶으니까 그런 것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제 입장에서는 배달이 빨리 왔으면 좋겠고 이런 마음이 있으니까...”

[라이더 A씨]
“15분 만에 가야돼요. (어디로요?)논현동 가야돼요. 빨리 가봐야 돼요.”

주문 받은 음식이 되도록 빨리 배달 돼야 손님에게 만족도를 안겨줄 수 있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도 라이더들에게 신속 배달을 촉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자영업자 A씨]
“저희도 라이더분들 오시면 ‘조심히 다니세요’라고 말씀은 드려요. 사실 저희 음식 때문에 사고 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손님들은 또 저희 음식 주문할 때 라면 같은 걸 추가해요. 그러면 좀 감안하셔야 돼요. 국물에 라면이 빠져있을 때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최소 10분 이상인데 가서 “라면 불어서 국물이 하나도 없으니까 환불해주세요” 막 이러면 저희도 곤란하고...”

이에 “모든 교통법규를 준수해서는 최저시급도 받기 힘들다”는 라이더들의 하소연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라이더 B씨]
“딜레마. 항상 느끼는 부분이죠. 당연히 갑자기 오토바이가 중간에 들어오고 하면, 끼어들고 막 그러면 누군들. 저도 차 운전을 해봤는데 화가 안 나겠습니까. 하지만 저희도 요구사항을 맞춰주려고 하다보니까...”

배달 라이더들의 교통안전 의식이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의 맞은 편에선 라이더들의 안전운행을 위한 배달 시스템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맞서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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