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요양병원서 코로나 감염 사망, 국내 첫 손배소... 병원 배상책임 인정될까
[단독] 요양병원서 코로나 감염 사망, 국내 첫 손배소... 병원 배상책임 인정될까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05.0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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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대구 한사랑요양병원 상대 소송... "환자 보호의무 위반" vs "불가항력"

[법률방송뉴스] 연일 600명 안팎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 사태가 잡힐 듯 잡힐 듯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신천지 발 1차 대유행의 진앙지가 됐던 대구에 위치한 한사랑요양병원에 입원했다가 코로나로 사망한 환자의 유족들이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에서 별도의 코로나 소송 TF팀까지 만들었다고 하는데, 병원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올 경우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장한지 기자가 관련 내용을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16일 대구 한사랑요양병원 간호과장 김모씨가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습니다.

이튿날 병원 직원과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해보니, 직원 17명과 환자 57명 등 모두 74명이 코로나 확진자로 판명됩니다.

[권영진 대구시장 / 지난해 3월 18일]
"한사랑요양병원은 3월 16일 간호과장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어제 결과가 나온 종사자 중에서 17명의 확진환자가, 그리고 오늘 새벽 결과가 나온 환자에서 57명 도합 74명이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검사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했고, 지난해 4월 24일 기준 한사랑요양병원 확진자는 무려 128명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사망자만 20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지난해 2월 26일 한사랑요양병원에 입원했던 80대 여성 이모씨도 입원 기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숨졌습니다.

사인은 '코로나19 감염증'이었습니다.

[윤인권 변호사 / 대한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
"의뢰자 어머니의 사망 원인을 보니까 일단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으로 사망을 했다고 사망진단서에 그렇게 기재가 돼 있어요. 다른 특별한 원인은 없었고..."

유족들은 일단 부랴부랴 상을 치르긴 했지만, 병원 측으로부터 코로나 감염 등과 관련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고,

억울한 마음에 사망 두 달 뒤인 지난해 6월 18일 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를 찾아 도움을 요청합니다.

공단은 이에 법리검토 등을 거쳐 지난해 7월 16일 이씨의 유족들에 대한 소송구조 결정을 내리고 병원 원장 조모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돌입합니다.

청구금액은 6천 300만원입니다.

[윤인권 변호사 / 대한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
"이 사건 같은 경우 요양병원에 계신 분들은 거동이 불편하시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코로나를 방지할 수가 없어요. 결국 거기서 밥도 먹여주고 씻겨도 주고 하기 때문에 의료진분들께서 어떻게 하시냐에 따라 그분들의 생명이 달린 것인데..."

대구시 조사 결과, 한사랑요양병원에선 최초 확진판정을 받은 간호과장을 포함해 다수의 직원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7~8일 전부터 발열 등 코로나 의심증상이 발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병원 측은 병원 내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증상자에 대한 출근금지나 자가격리, 코로나 검사 등 필요한 조치 의무를 제때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공단 윤인권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이는 명백한 환자 보호 의무 위반으로 법적으론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당연히 발생한다고 윤 변호사는 말합니다.

[윤인권 변호사 / 대한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
"병원의 경우에는 환자 보호 의무라는 게 있어요. 포괄적인 의무를 지거든요. 그런데 입원한 환자가 감염이 되어 사망을 했다는 것은 병원이 그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보호 의무 위반이 있다고 볼 수 있는..."

환자 보호 의무와 더불어 병원 측이 '감염병예방법'상 감염예방 의무도 소홀했다는 점도 윤 변호사는 강조합니다.

직원들을 상대로 발열체크, 증상자 확인 등 최소한의 필요 조치나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또한 의료법에 규정된 관련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윤 변호사의 주장입니다.

[윤인권 변호사 / 대한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
"이 병원은 지금 감염관리실도 설치하지 않았고 직원의 감염관리 교육 및 감염과 관련된 건강관리에 관한 사항, 그런 것들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요. 발열체크를 한다든지 그런 노력을 한 흔적이 없더라고요. 저희가 이런 병원의 조치가 감염예방이라든지 감시 의무 이런 것들을 위반했다고 이렇게 채무불이행, 불법행위 둘 다로 주장하고..."

한사랑요양병원 측은 이에 대해 "코로나라는 전국적인 대재앙을 일개 병원이 어떻게 막겠냐"며 "병원의 불법행위나 과실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대구 한사랑요양병원 관계자]
"그것은 정부에서 알아서 해야지 우리가 단체감염된 것인데 병원에서 잘못한 게 아니고 이것은 전염병인데 그런데 우리가 병원에서 잘못한 것도 아닌데..."

직원들이 발열 등 코로나 증상을 보였을 때 출근금지 등 즉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선 "노코멘트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대구 한사랑요양병원 관계자]
"우리가 어떻게 다 알아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우리는 말도 못 하고 전국적으로 일어난 집단감염인데 우리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일단 병원 측과 유족은 한차례 조정기일을 거쳤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조정이 이뤄지진 않았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재판이 진행됐고, 다음 재판은 대구지법에서 다음 달 11일 오전 11시 30분에 진행됩니다.

[윤인권 변호사 / 대한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
"(코로나 사태 이후) 국가를 상대로 국가가 너희가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국민이 피해를 봤다는 이런 소송들은 있어왔는데 병원의 주의의무를 문제 삼은 것은 제가 알기로 저희가 처음이거든요. 저희가 처음으로 병원을 문제 삼은 것이죠. 그래서 제가 말씀드렸던 감염감시 의무라든지 감염예방, 감염발생 시 조치의무 이런 것들을 저희가 법리를 만들 수밖에..."

코로나 감염 사망과 관련해 병원 측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내려질 경우 비슷한 소송이 줄을 잇는 등 파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병원 측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구 한사랑요양병원 관계자]
"소송, 만약 지게 되면 전국에 파장이 일어나겠죠."

관련해서 공단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소속 변호사들과 법무관으로 별도의 전담팀을 꾸려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이 단순히 손해배상금 받고 말고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감염병 관련한 병원의 의무에 관한 첫 판례가 정립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윤 변호사의 말입니다.

[윤인권 변호사 / 대한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
"감염예방 의무는 병원 외부로부터 감염을 예방하는 의무뿐만 아니고 병원 내 감염 발생이 있는지 감시할 의무와 감염 의심 발생 시 감염 확산을 방지할 의무로 이렇게 있다고 보이거든요. 이것은 판례에서 인정된 사안은 아니고 저희가 감염 (관련)법을 분석해서 지금 청구하고 있는 사안이에요. 만약 이게 인정된다면 처음 이런 의무가 판례상 생기게 되는..."

몇 차례 재판을 더 거쳐 1심 재판 결과는 올해 하반기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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